중국 리상푸 국방부장(장관)이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앉아 있다. 싱가포르/EPA 연합뉴스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4일 “누군가 대만과 중국을 분리하려 하면 중국군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리 부장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한 기조연설의 주요 내용을 누리집에 공개했다. 그는 ‘중국의 새로운 안보 구상’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며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의 일로 어떤 외부 세력도 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의 요약문엔 담기지 않았지만, 이어 “일부 강대국이 대만에 반복적으로 무기를 판매했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뒤 “우리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지키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리 부장은 또 “서양을 끼고 독립을 꾀하는” 대만 민진당과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지배하려는” 외부 세력(미국)이 “대만해협의 현상을 변경하려는 최대의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이라고 비난하며, 중국이 대만을 지키기 위해 그 어떤 대가도 두려워하지 않고 결연히 맞서겠다고 거듭 말했다.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과 미국은 시스템과 많은 면에서 다르다”며 “이것이 양국 관계와 협력을 심화하기 위해 양쪽이 공통 기반과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데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도 “중-미 사이의 심각한 갈등이나 대결이 세계에 참을 수 없는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리 부장은 군사 장비 전문가로 지난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국무원 인사에서 새 국방부장에 임명됐다. 당시 리 부장이 2018년 미국에 의해 제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이번 회의에 앞서 미국은 국방장관의 대화를 제안했으나, 중국은 이런 이유 때문인지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다만 리 부장은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과 이종섭 국방장관과의 회담엔 응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EPA 연합뉴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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