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시성 허진시의 석탄 가공 공장에서 연기가 배출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업계가 메탄 감축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허진/AP 연합뉴스
전세계 화석연료 업계가 배출한 메탄량이 2021~2022년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2019년 사상 최고치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탄은 탄소와 함께 지구 온난화를 촉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면서 배출 규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1일(현지시각) 공개한 ‘2023년 글로벌 메탄 추적’ 보고서에서 지난해 석유·가스·석탄·바이오에너지 업계가 배출한 메탄이 1억3330만t으로 2021년보다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파티 비홀 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메탄 배출량이 여전히 너무 많고 충분히 줄지 않고 있다”며 “메탄 감축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지구 온난화를 단기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이를 게을리할) 핑계는 없다”고 에너지업계를 비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화석연료 업계의 메탄 배출량이 2019년 사상 최고치인 1억3475만t을 기록한 이후 2020년 5.6% 가량 감소했으나 그 뒤 2년 연속 다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문별 배출량은 석유 업계가 4560만t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석탄(4180만t), 가스(3670만t), 바이오에너지(920만t)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에너지 업계의 메탄 배출량은 지구 전체 배출량의 40% 가량을 차지하며 이는 농업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것”이라며 “노후 시설 개선이나 메탄 누출 감지기 설치 등 현재 존재하는 기술만 활용해도 에너지 업계가 메탄 배출량을 75%까지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너지 업계에서 활용 가능한 메탄 저감 수단은 아주 비용 효율이 높아, 저감 작업으로 추가 확보한 가스의 가치가 저감 작업에 드는 비용보다 더 크다”며 “메탄 배출의 40% 정도는 순비용 증가 없이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탄은 천연가스의 주요 성분이어서 누출되는 메탄을 회수하면 연료로 판매할 수 있다. 보고서는 석유와 가스 업계가 메탄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2030년까지 투자해야 할 비용이 1천억달러(약 130조원) 정도이며, 이는 지난해 석유·가스업계가 거둔 순수익의 3%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메탄은 탄소에 이어 두번째로 기후 변화에 영향이 큰 가스이며, 탄소보다 대기중에서 빠르게 분해되지만 온난화 유발 효과는 탄소보다 수십배 크다. 에너지 업계의 메탄 배출 중 상당 부분은 노후 시설에서 새어 나오는 것들이며, 석유 채굴 과정 등에서 발생한 잉여 메탄 가스를 태워 버리면서 대기중으로 퍼지기도 한다.
비홀 사무총장은 “화석연료 업계의 억제되지 않는 메탄 배출 문제가 공적 논의 과정에서 배제되는 일이 잦다”며 “화석연료 업계는 배출 감축 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정책 결정권자들도 이 문제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 각국은 지난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30% 줄이기로 합의했으나, 감축 노력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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