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홍콩 민주파 인사 47명의 재판이 열리는 법원 앞에 시민단체가 민주파 인사의 석방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홍콩/AFP 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인사 47명의 재판이 체포 2년만인 지난 6일 시작됐다.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도입된 이래 최대 규모의 재판이다.
홍콩 법원은 지난 2021년 2월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전직 야당 의원과 활동가 등 민주파 인사 47명에 대한 재판을 6일 시작했다. 베니 타이 전 홍콩대 교수와 학생 운동가 조슈아 웡, 클라우디아 모 전 입법회(의회) 의원 등 홍콩의 대표적 민주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2020년 9월 예정됐던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후보를 뽑는 비공식적인 예비선거를 진행했는데, 홍콩 검찰은 이를 불법 선거로 규정하고 2021년 2월 관련자들을 체포했다. 당시 투표소에 60만 명이 몰리는 등 홍콩 시민 상당수가 민주 진영의 예비선거에 호응했다.
재판을 받는 47명 중 16명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고, 31명은 유죄를 인정했다. 또 34명은 체포 당시부터 2년 동안 구금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90일 동안 진행될 재판에서, 이들은 최소 3년의 징역형에서 최대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홍콩 법률상 중대 범죄의 경우 배심원 재판으로 이뤄지지만 이번 사건은 배심원 없이 홍콩 행정장관이 직접 지명한 3명의 판사가 심리한다.
이날 법원 앞에는 방청을 원하는 사람들이 몰렸다. <홍콩프리프레스>는 “방청을 위해 전날 저녁부터 법원 앞에 와서 길에 이불을 깔고 노숙한 사람들이 많았고 이날 오전 8시께는 최소 200명이 줄을 섰다”고 전했다. 영국, 미국, 독일 등 홍콩 주재 외국 영사관 대표들도 있었다. 일부 시민은 “정치범들을 즉각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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