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2일 ‘헬로 홍콩’ 캠페인 시작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경제성장률 -3.5%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홍콩이 무료 항공권 58만장을 외국인 등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 3년 동안 문을 걸어 잠갔던 홍콩이 다시 관광 산업 진흥에 나선 것이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2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헬로 홍콩’ 캠페인 시작 행사에서 “세계 관광객들에게 항공권 50만장을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권 50만 장 중 약 4분의 3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관광객 통계를 기준으로 아시아 지역 관광객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홍콩 정부가 항공권을 나눠주는 첫 대상으로 꼽은 것은 동남아 관광객이었다. 홍콩 공항 당국은 항공권 배포가 내달 1일부터 약 6개월 동안 홍콩 3개 항공사의 해외 사무소와 여행사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당국은 이와 별도로 마카오와 광둥성 등 이른바 ‘그레이터 베이’ 지역 주민에게도 8만장의 무료 항공권을 나눠주겠다고 했다.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무료 항공권을 50여 만장이나 배포하는 것은 유래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리 장관은 “이제 홍콩을 즐기는 데 있어 고립도, 격리도, 제한도 없다”며 “홍콩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관광은 금융·무역과 함께 홍콩을 대표하는 핵심 산업 중 하나다. 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 홍콩을 찾은 방문객은 5600만명으로 당시 홍콩 인구 750만 명의 7배가 넘었다. 홍콩 관광청은 올해 국제 수준의 전시 100여 개를 포함해 250여 개의 이벤트를 열고, 100만장 이상의 관광 바우처를 배포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줄 예정이다.
홍콩 정부는 앞선 1일 2022년 홍콩의 경제 성장률이 -3.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5년 동안 홍콩 경제는 세 차례나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범죄자를 중국으로 인도하는 법안(송환법)을 놓고 격렬한 시위가 발생했던 2019년엔 –1.2% 성장했고, 코로나로 대규모 봉쇄가 진행됐던 2020년과 2022년에도 경제 규모가 줄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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