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인해전술에 용병까지…‘수세 몰린’ 러, 돈바스 교두보 총력전

등록 2023-01-11 08:24수정 2023-06-25 16:31

도네츠크 북부 솔레다르 점령에 모든 걸 걸어
200㎞ 달하는 지하 소금광 터널 노리는 듯
터널 점령하면 상대 후방 침투 용이해져
러시아군이 점령하려고 온갖 무기를 총동원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솔레다르에서 8일(현지시각) 탱크 한 대가 폐허로 변한 지역에서 포를 발사하고 있다. 솔레다르/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점령하려고 온갖 무기를 총동원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솔레다르에서 8일(현지시각) 탱크 한 대가 폐허로 변한 지역에서 포를 발사하고 있다. 솔레다르/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서 지난해 8월 이후 수세를 면치 못하던 러시아군이 동부 도네츠크주 북부 지역에서 막대한 피해를 무릅쓰면서도 맹공을 퍼붓는 ‘인해전술’로 주요 거점을 장악하는 전과를 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0일(현지시각) 영국 국방부의 전황 평가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 전투에서 중요한 보급 통로 구실을 하는 곳인 솔레다르를 거의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도시는 러시아군이 몇주 이상 점령을 시도하고 있는 도네츠크주 북부의 교두보인 바흐무트에서 불과 10㎞ 떨어져 있다. 이곳이 점령당하면,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교전 지역에 군사 물자를 보급하기 어려워져 바흐무트 등 주변 주요 도시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이날 성명을 내어 “적군은 막대한 병력 손실을 개의치 않은 채 맹공을 계속 퍼붓고 있다. 러시아군이 그야말로 자국군 전사자의 시신을 넘어 진격하고 있으며, 자국 군인들에게 피해를 끼치면서까지 맹렬한 포격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여전히 솔레다르를 방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국방부는 앞서 러시아군이 나흘 동안 솔레다르를 향해 진격한 끝에 이 도시를 거의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군이 솔레다르를 점령할 경우, 지난해 8월 이후 4달여 만에 처음으로 눈에 띄는 전과를 올리는 셈이 된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가 임명한 도네츠크주 주지사 파울로 키릴렌코는 현지 방송에 출연해 솔레다르와 바흐무트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격이 무지막지하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온갖 무기를 총동원해 초토화 전술을 쓰면서 도시들을 폐허로 만들고 있다”며 “규칙이라고는 없는 전투로 막대한 민간인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앞서 9일 이 지역에서 “모든 것이 완전히 파괴됐다. 살아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솔레다르 인근 지역이 온통 점령군의 주검으로 덮혀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은 솔레다르 점령을 위해 정규군 외에 용병집단인 바그너(와그너)그룹의 정예 병력까지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그너그룹 설립자인 드미트리 프리고진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전사들이 솔레다르에서 치열한 전투를 용감하게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이 지역에서 총력전을 벌이는 것은 이 도시의 버려진 소금광 터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도시에는 200㎞에 달하는 소금광 터널의 입구가 있으며 이 터널을 장악하면 병력을 상대군의 후방으로 투입할 여지가 생긴다. 영국군은 정보 분석 보고서에서 “두쪽 모두 이 터널을 전선 후방 침투용으로 사용하는 걸 우려하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프리고진도 지난 7일 솔레다르의 소금광 터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솔레다르와 바흐무트의 땅 속 터널은 케이크에 올려진 체리와 같다”며 “지하 80~100m 깊이의 이 터널은 사람은 물론 탱크와 보병의 전투 차량까지 지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이 지역 상황에 대해 거론하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친러시아 분리독립 세력이 2014년 설립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수장 데니스 푸실린은 러시아 국영 방송에 출연해 솔레다르 점령이 아주 임박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전과가 “매우 큰 대가”를 치르고 얻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젤렌스키 “가스 운송 중단 결정, 모스크바의 가장 큰 패배” 1.

젤렌스키 “가스 운송 중단 결정, 모스크바의 가장 큰 패배”

중국 대사관 “정치행사 참여 말라”…윤석열이 부추긴 ‘혐중’ 확산에 공지 2.

중국 대사관 “정치행사 참여 말라”…윤석열이 부추긴 ‘혐중’ 확산에 공지

젤렌스키 “북한군 1개 대대 전멸” 3.

젤렌스키 “북한군 1개 대대 전멸”

퇴임 보름 앞둔 바이든, 이스라엘·우크라에 무기 ‘퍼주기’ 4.

퇴임 보름 앞둔 바이든, 이스라엘·우크라에 무기 ‘퍼주기’

트럼프 취임 2주 앞두고 우크라이나, 러 쿠르스크 향해 새 공격 5.

트럼프 취임 2주 앞두고 우크라이나, 러 쿠르스크 향해 새 공격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