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17+1’ 정상회의 화상회의에서 유럽 국가들과 중국 국기가 게양돼 있다. 중국국제방송 페이스북 갈무리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가 중국이 동부·중부 유럽 국가들과의 협력을 위해 꾸린 이른바 ‘16+1’ 정상회의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1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현재의 국제 환경을 감안할 때 중국과 협력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적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탈퇴를 선언했다.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는 인구 180만명, 130만명의 소국이다.
‘16+1 정상회의’는 중국이 동유럽 16개국과 경제·문화 등 협력을 논의하는 체계다. 중국의 대외 확장 정책인 ‘일대일로’ 정책의 하나로, 유럽에서의 중국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꾸렸다. 애초 유럽 17개국이 참여해 ‘17+1’로 불렸지만, 지난해 리투아니아가 탈퇴하면서 ‘16+1’로 불린다.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는 발트 해에 접한 이른바 ‘발트 3국’으로 과거 러시아와 소련의 지배를 받다가 1991년 독립했다.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의 ‘16+1’ 탈퇴가 중국의 대만 압박이 극심한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관련성이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들어 중국이 ‘16+1’ 참가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 약속을 이행하지 못해 회원국 사이에서 협력체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이 협력체를 탈퇴한 리투아니아는 지난 7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아그네 바이시우케비치우테 교통통신부 차관을 대만에 파견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떠난 지 나흘 만이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리투아니아 반중 세력이 중국의 주권을 고의로 침해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한 것을 강력 규탄한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해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훼손하는 리투아니아 측의 악랄한 도발에 단호히 보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