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입원했던 환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퇴원한 지 2년이 지나도록 장기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국립 호흡기의학 센터의 빈차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랜싯 호흡기의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19로 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들을 2년 동안 추적한 결과, 전체의 55%가 2년이 넘도록 한가지 이상의 증상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20년 1월부터 5월말까지 우한의 진인탄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1192명을 장기간 추적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이들의 연구는 코로나19 장기 후유증(롱코비드) 연구 결과 가운데 추적 기간이 가장 긴 연구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적했다.
연구팀은 2년 동안 대면 인터뷰를 통해 환자 상태를 추적했으며, 퇴원한 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전체의 68%가 한가지 이상의 증상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퇴원 1년 뒤와 2년 뒤에도 이들의 상태를 확인했으며, 2년이 지난 시점에도 한가지 이상의 증상을 보인 이들은 전체의 55%인 650명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한 코로나19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입원했던 환자의 절반 이상이 2년 넘도록 한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퍼슨패리시/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환자들이 가장 많이 겪은 후유증은 피로감과 근력 저하, 수면 장애 등이었다. 전체 환자의 31%가 피로감이나 근력 저하를 호소했는데, 이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대조군(피로감은 전체의 5%, 근력 저하는 14%)에 비해 훨씬 높은 비율이었다. 잠을 자기 어렵다는 이들도 전체 연구 대상의 31%였다.
연구팀은 환자들 가운데 퇴원 6개월 뒤에 호흡 곤란을 느낀 이들은 관련 조사 대상 1104명의 26%인 288명이었으며 2년이 지난 시점에도 호흡 곤란이 지속된 이들은 168명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둘러 움직이거나 약간의 언덕을 걸어 올라갈 때 호흡이 어려운 상태 또는 그보다 심한 증상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코로나19 환자들은 관절 통증, 가슴 두근거림, 현기증, 두통도 비감염자보다 더 잦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57살이었으며 남성이 54%, 여성이 46%였다. 또 전체의 82%는 비흡연자였고 34%는 고혈압 증상이 있던 이들이다.
빈차오 교수는 <가디언>에 “우리의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바이러스 감염에서 회복하더라도 완전히 건강을 되찾는 데까지는 2년 이상이 걸린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한 곳의 병원을 대상으로 연구한 한계가 있어서, 델타·오미크론 등의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에게도 연구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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