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동부 카야주 프루소 마을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각) 불에 탄 차량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지역 주민과 현지 반군부 세력을 인용해 최소 35명의 민간인 시신이 불에 탄 차 8대와 오토바이 5대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26일 전했다. 주민 자체 무장조직인 카레니민족 방위군(KNDF) 지휘관은 해당 지역에 주둔 중이던 미얀마군이 24일 잔혹하게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카렌니민족방위군 제공 AP 연합뉴스
유엔이 26일(현지시각) 미얀마에서 30여 명의 민간인 시신이 불에 탄 채 발견된 데 대해 경악했다며 관계 당국에 투명하고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권담당 사무부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통탄할 만한 이번 사건과 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주미얀마 미국 대사관도 이번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며 “민간인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는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미얀마 동부 카야주에서 미얀마 군부와 반군의 전투가 격화하자 난민들이 강을 건너 피신하고 있다. 카야/AFP 연합뉴스
앞서 미얀마에서 활동하는 카렌니인권그룹은 동부 카야주에서 노인과 여성, 어린이 등 적어도 35명의 시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제 구호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은 이 지역에서 자신들의 활동가들이 타고 있던 차량도 함께 공격 당해 2명의 활동가들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실종된 2명은 이 지역에서 구호 활동을 벌인 뒤 돌아가는 길에 공격을 당했다며 이 지역 주변에 대한 활동을 일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군부는 이에 대해 무기를 소지한 반군 소속 테러리스트들을 공격한 것이라고 관영 매체를 통해 주장했다. 반면, 현지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카렌니민족방위군(KNDF)은 희생자들이 자신들의 소속원이 아니라 난민들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 지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타이의 현지 정부 관계자는 4700여명의 난민이 현재 3곳의 수용소에 머물고 있다며 국경 너머에서 총격과 폭발음이 계속 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카렌족 반군들이 장악하고 있는 작은 마을인 라이카이카우에 대해 지난 24일부터 공격을 재개했다고 현지 관계자들이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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