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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후스토리] 미얀마 독립언론 편집장 미국인 기자 ‘종신형 위기’

등록 2021-11-11 15:51수정 2021-11-12 02:30

대니 펜스터 기자에 군부 불만 조장 이어 테러 혐의 추가
미얀마 난민지원 경험도…외국 언론인 중 유일하게 구금중
대니 펜스터. AFP 연합뉴스
대니 펜스터. AFP 연합뉴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중순 쿠데타 이후 구금된 정치범 5600명을 석방했지만, 미국인 기자 대니 펜스터(37)는 제외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9일 펜스터에게 선동 및 테러 혐의를 추가했다.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는 혐의다. 미얀마 군부와 미국 간 힘겨루기의 한 복판에 미얀마 독립언론 편집장 출신의 한 미국인이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펜스터는 미얀마 쿠데타 군부에 구금돼 감옥에 갇혀있는 유일한 외국 언론인이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자국에서 활동하는 영국, 미국, 일본 기자 등을 붙잡았지만 1~3달 만에 풀어줬다.

미 미시간 디트로이트와 루이지애나 등에서 기자로 일하던 펜스터는 2019년 미얀마로 건너가 언론 활동을 시작했다. 유대계로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후손이기도 한 펜스터는 2000년대 중반 시카고에서 난민을 돕는 자원봉사 활동을 했고 미얀마에서 온 난민 가족을 돕게 됐다. 그의 형 브라이언은 “당시의 경험이 동생 펜스터가 미얀마로 가는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펜스터는 처음 <미얀마 나우>에서 기자와 교열 담당으로 일했고, 이후 지난해 양곤에 있는 <프런티어 미얀마>로 옮겨 편집장으로 일했다. 두 곳 다 영문으로 기사를 쓰는 독립 온라인 언론이었다. 두 언론 모두 쿠데타가 발생한 뒤 미얀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국외로 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군부에 길들여지지 않은 독립언론인 데다, 기사를 영문으로 작성해 외부 접근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펜스터가 편집장으로 일한 <프런티어 미얀마>는 지난 4월 시민방위군(PDF)을 며칠 동안 동행 취재해 보도하는 등 미얀마 반군부 세력의 움직임을 심층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펜스터는 디트로이트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 지난 5월24일 양곤에서 여객기를 타려다 공항에서 체포됐다. 7주 전 결혼한 아내 줄리아나와 함께였다. 현재 줄리아나는 양곤에 남아 남편의 석방을 위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펜스터가 체포된 구체적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얀마 군부가 군부에 대한 불만 조장, 불법 결사, 출입국법 위반, 테러, 선동 등 5가지 혐의를 덧붙여 놓았을 뿐이다. 그와 함께 일한 동료들은 펜스터가 지난해 <미얀마 나우>에서 일하면서 미얀마 군이 일본 기업과 양곤 시내 인근의 군 소유 땅에 3억3천만 달러 규모의 고급 호텔과 사무실 단지를 개발하는 사업과 관련한 보도를 한 것을 체포의 이유로 보고 있다. <미얀마 나우>의 편집장 코 스웨 윈은 “대니가 그 기사를 썼기 때문에 체포 명단에 이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니는 미얀마 뉴스에 관심이 많고 직업에 대한 열정이 강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가 기소는 유엔(UN)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가 지난 2일 개인 자격으로 미얀마를 방문해 군정 최고사령관인 민 아웅 흘라잉을 면담한 뒤 약 일주일 만에 나왔다. 이 때문에 당시 면담에서 미국과 미얀마 사이에 제대로 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면담에서 펜스터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언론에 밝힌 바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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