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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해외토픽

이승에서 마지막 통화 “엄마…”

등록 2006-09-29 19:15

사형수 23명 삶 마감전 행동
미 오하이오주 교도당국 기술
AP, 정보공개로 입수한 ‘사형수들 마지막 하루’ 소개

존 힉스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녹음만이 흘러나왔다. 2005년 11월29일 새벽 6시. 힉스는 이미 한 시간 전에 일어났다. 6시40분, 엄마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여전히 받지를 않는다. 그는 전화를 걸 시간이 많지 않다. 3시간 뒤에 사형집행이 있다.

1999년 오하이오주가 사형을 부활한 뒤 주 교도당국은 사형수의 마지막 순간을 기록에 남겨왔다. 모두 23명의 사형수가 루커스빌의 주립교도소에서 독극물 주사로 삶을 마감했다. 사형집행 교도소인 루커스빌 교도소는 사형수가 입감하는 날부터 그 다음날 장의사가 시신을 옮겨갈 때까지 사형수의 일거수 일투족을 컴퓨터에 입력한다.

〈에이피〉(AP) 통신이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입수한 자료는 아무런 감정이나 의도를 드러내지 않고 이들의 행동을 일지 방식으로 차갑게 기술하고 있다. 2001년 6월14일 새벽 5시2분. 절도 현장에서 살인을 저질러 사형을 선고받은 존 디 스콧은 코를 골며 자고 있다. 형집행 5시간 전이다. 2003년 4월28일 오후 1시32분. 여자를 목 조르고 칼로 찔러 죽인 사형수 데이비드 브루어는 “해가 눈부셔 오늘 아침에는 거동하기 힘들었다. 18년 만에 처음으로 많은 새 차들을 보았다”고 말했다.

일부 사형수는 죄과를 받아들인다. 마약 살 돈이 필요해 잠자던 부모를 죽인 스콧 밍크는 형제, 자매들로부터 스스로를 용서하라는 말을 들었다. 기록은 “그는 미안해했다”고 적혀 있다. 후회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앤드루 데니스는 필요한 것이 있느냐는 교도관의 말에 “여기서 나갈 헬리콥터를 달라”고 답했다. 그는 1994년 절도 행각을 벌이다 움직이지 말라는 말을 듣지 않은 사람에게 총질을 했다.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하지만 숙면을 취하는 경우도 있다. 허먼 애시워스는 2005년 9월26일 오전 9시22분 도착해 다음날 오전 10시19분 사망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잠을 자지 않았다. 그는 밤새도록 편지를 쓰고 음악을 듣거나 텔레비전을 보았다. 간간이 담배를 피우고 청량음료수도 마셨다.

다수의 사형수들은 변호인, 교도관들과 스포츠에 대해 얘기를 하곤 한다. 형집행이 임박해도 웃는 경우도 흔하다. 사형수 스콧 밍크는 “담배 하나를 더 피운 다음 끊겠다”고 농담을 했다. 일부 사형수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법률 서류와 씨름한다. 형집행을 막기 위해 법정에 제출할 서류를 타이핑하거나 문서를 팩스로 전송한다는 것이다.

엄마에게 필사적으로 전화를 걸던 존 힉스에게 8시8분 교도관이 전화로 엄마를 연결해줬다. 두 사람은 4분 동안 통화했다. “힉스는 전화를 끊은 뒤 목사와 다시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힉스는 진정제를 달라고 했다. 그는 목사와 다시 대화를 나눈 뒤 8시28분 잠시 볼 일을 보았다. 힉스는 그 다음 1시간을 목사와 다시 얘기하고 성서를 읽었다. 중간에 물 한 컵을 마셨다.


콜럼버스(미국 오하이오주)/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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