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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한국, 이란 플랜트 수주 기대감 높지만…

등록 2016-01-17 20:01

이란 경제제재 전격 해제

원유 수입량 제한 풀리고
차부품·귀금속 등 수출길
고강도 제재 이전 회복 기회
달러 사용 제한이 걸림돌
국제 사회의 경제 봉쇄가 부분적으로 풀린 이란이 부진에 빠진 우리나라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사회간접자본(SOC)·건설·조선 등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기회가 열렸다고 기대하고 있으나, 이런 거래에 필요한 ‘달러화 사용’은 여전히 금지돼 있는 터라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외려 경제 봉쇄 해제가 이란의 원유 생산·수출 확대로 이어져 저유가 위험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한국은행 등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원유 수입량 제한이 풀렸고, 자동차부품·귀금속·석유화학제품 등의 상품도 이란 시장에 자유롭게 내다팔 수 있게 돼서다. 정규돈 기재부 대외경제국장은 “위축된 이란과의 무역 거래가 정상화될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란에 대한 수출 규모가 국제 사회의 이란 제재가 강화된 2012년 이전 상태로 이른 시일 안에 회복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이란에 대한 수출은 2013년에 전년 대비 28.4% 급감한 뒤 2014년과 2015년(1~11월)에도 감소율이 각각 7.1%, 7.9%를 기록하며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정부의 기대처럼 2012년 이전 수준만 회복해도 20억달러가량의 수출 증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경제 제제 해제의 속살을 뜯어보면 이런 정도의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이 여전히 국내법에 따라 이란과의 무역 거래에서 달러를 쓰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이란 수출이 늘어나기 위해선 대규모 플랜트 사업 수주가 필요한데 여기엔 대부분 달러가 활용된다.

이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원화를 달러로 바꾼 뒤 다시 유로로 환전하는 2중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마저도 법적 불확실성이 있다. 최지영 기재부 외화제도과장은 “원-유로 직거래 시장이 없기 때문에 대규모 무역 거래 결제는 반드시 원-달러 시장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런 거래가 허용되는지에 대해 미국에 수차례 문의를 했지만 아직까지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 사회에선 그동안 원유 수출을 제대로 하지 못하던 이란이 경제 제재 해제를 계기로 적극적인 생산과 수출에 나설 경우 유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경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전세계 원유 공급 과잉 규모는 이란이 경제 제재 해제 뒤 얼마나 빨리 생산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달렸다. 이란은 올해 하루 원유 생산량을 최소 40만배럴에서 최대 90만배럴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금도 원유 공급 과잉량이 하루 300만 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김경락 기자, 이순혁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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