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버냉키 “재정적자 못줄이면 큰 타격”
영 파이낸셜타임스 “일본 과도한 부채”
* 닥터 둠 : 루비니 뉴욕대 교수
영 파이낸셜타임스 “일본 과도한 부채”
* 닥터 둠 : 루비니 뉴욕대 교수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신용위기 탓에 유럽지역 전반으로 ‘도미노’ 현상이 우려되는 가운데, 미국·일본 등 경제 초강대국들에까지 재정적자로 인한 위기가 닥칠까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비관적 경제전망으로 유명한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27일(현지시각) 과도한 재정적자로 인한 위기가 미국과 일본 등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아르지이(RGE) 모니터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그리스는 선진국 국가채무 위기 중 빙산의 일각”이라며 유럽 각국에 이어 미국과 일본에까지 위기가 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도 민감한 반응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국가재정책임·개혁위원회’ 첫 회의가 끝난 뒤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모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정치적으로 불리한 세금인상, 사회보장 지출 삭감 등도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개혁위 출범 격려사에서 “재정적자를 못 줄이면 큰 타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재정적자가 심화되면, 금리 인상이 초래돼 소비 위축, 고용 감축 등 침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재정적자 주요 요인으로 의료보험과 사회보장에 대한 재정지원을 거론했다. 미국의 올해 재정적자는 1조4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연방정부 채무는 12조달러를 넘어섰다.
또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본에 대해서도 재정적자가 지속가능한 수준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일본이 200%로, 그리스(115%)의 갑절에 이를 정도로 더 심각하다. 다만 일본은 국채 금리가 1.3%로 그리스(9.5%)의 7분의 1 수준이어서 그리스와 같은 위기가 닥치지 않는 것이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 등 경제력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나, 과도한 부채와 반대로 가는 낮은 채권금리(높은 채권가격)가 계속되기는 힘들다는 것이 <파이낸셜 타임스>의 분석이다. 신용평가회사 피치도 지난주 “일본의 빚더미가 지금처럼 유지될 순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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