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그림. 트위터 갈무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인수한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의 로고를 기존 파랑새에서 가상자산(암호화폐) ‘도지코인’의 상징인 ‘시바견’으로 바꾸자, 도지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트위터가 머스크 놀이터냐”며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4일 피시(PC)로 트위터에 접속하면, 화면 왼쪽 상단에 있던 파랑새 로고가 시바견으로 바뀌어 있다. 머스크는 3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차에 타고 있는 시바견이 파랑새 사진을 바라보는 경찰을 향해 ‘그건 옛날 사진이야’라고 말하는 그림을 올렸다. 이어 1년 전 ‘트위터를 사서 로고를 도지(시바견의 이름)로 바꾸라’는 트위터 이용자와의 대화를 갈무리한 사진을 올리고 “약속한 대로”(As promised)라고 쓰기도 했다.
트위터 로고가 바뀌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3일(현지시각) 오후 6시 기준 도지코인의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7.9% 급등한 0.093달러(122원)을 기록했다. 장 중 한때 30% 이상 올라 0.10달러(130원)를 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사진과 글. 트위터 갈무리
도지코인은 2013년 만들어진 암호화폐로, 비트코인을 풍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도지코인을 개발한 미국의 두 개발자는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던 ‘시바견 밈’을 따와 코인의 상징으로 삼았다. ‘도지’라는 이름은 인기 플래시 애니메이션에서 개(Dog)를 잘못 표기한 것을 차용했다.
그동안 도지코인의 가격은 머스크의 언행에 출렁였다. 2021년 전까지 10원 이하를 유지하던 도지코인 가격은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도지코인을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2021년 1월1일 5원에서 27일 약 300원으로 60배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머스크의 종잡을 수 없는 행태로 인해 도지코인 가격은 춤을 추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2021년 4월28일(현지시각) 미국의 인기 코미디쇼 ‘SNL’의 호스트로 출연한다는 내용을 트위터로 홍보하면서 본인을 ‘도지의 아버지’라고 소개했다.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재차 언급한 것만으로도 시장은 술렁였다. 하지만 이후 5월8일 쇼에 출연해서는 “도지코인은 사기”라고 발언해 가격폭락을 불렀다. 사흘 뒤인 11일 트위터에 ‘테슬라가 도지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받아야 할지’를 묻는 설문을 진행했다가 또 다음날(12일)에는 “가상화폐 투자는 신중히 해야 한다”고 트윗을 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도지코인 그래프는 곤두박질을 쳤다.
로고가 파랑새에서 시바견으로 바뀌어 있다. 트위터 갈무리
머스크의 ‘변덕’에 국내 트위터 이용자들은 “트위터든 뭐든 일론 머스크한테는 다 놀이터구나. 참 사는 게 재밌겠다”(@@Cold****), “일론 머스크! 당신의 돈주머니도 중요하지만 트위터의 브랜드 가치도 중요하다. 트위터 사용자를 위한 UI에 낯선 로고, 그것도 코인 로고는 돈독 오른 느낌을 준다.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길 바란다”(@Measure****)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변화가 전면적인 로고 개편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트위터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