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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사한 어린이 7명, 부모는 주검 빼앗겨” 피 멎지 않는 미얀마

등록 2023-02-01 11:51수정 2023-02-02 10:36

[인터뷰] 미얀마 국민통합정부 교육·보건부장관 조웨소
지난해 9월17일(현지시각) 군부의 공격을 받은 미얀마 사가잉주 타바인의 한 마을 중학교 바닥에 핏자국과 함께 책가방이 놓여 있다. 타바인/AP 연합뉴스
지난해 9월17일(현지시각) 군부의 공격을 받은 미얀마 사가잉주 타바인의 한 마을 중학교 바닥에 핏자국과 함께 책가방이 놓여 있다. 타바인/AP 연합뉴스

“아픈 노인들이 탈출하지 못하고 집과 함께 불태워지고, 구금된 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사람들은 불안을 겪고 있다.”

2021년 2월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지 2년이 흐르는 사이 미얀마 국민의 일상은 크게 변했다. 쿠데타로 인한 내정 불안, 미얀마의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가 선포한 ‘국민방어전쟁’에 대한 군부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의 공습 등으로 전투가 이어지며 불안과 혼란의 나날이 이어지는 중이다.

조웨소 국민통합정부 교육·보건부 장관은 지난 31일 <한겨레>와 서면 인터뷰에서 미얀마인들의 피폐해진 삶의 모습을 소개하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의사 출신인 그는 현재 국외에서 망명생활 중이다. 그가 이끄는 교육·보건부는 쿠데타 이후 전투에 참여하게 된 시민방어군(PDF) 장병에게 인도주의와 구조작업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조 웨 소(Zaw Wai Soe) 미얀마 국민통합정부 교육·보건부 장관. 손바닥에 적힌 글씨는 ‘진실’이라는 뜻. 본인 제공
조 웨 소(Zaw Wai Soe) 미얀마 국민통합정부 교육·보건부 장관. 손바닥에 적힌 글씨는 ‘진실’이라는 뜻. 본인 제공

조웨소 장관은 현재 전투가 가장 치열하게 진행되는 곳으로 북서부 사가잉, 친, 중부 마궤이, 동부 카야주 등을 꼽았다. 그는 “봉쇄와 파괴로 이 지역에선 살아남기가 어렵다. 마을과 집이 불타고 사라졌다”고 말했다. 군부는 민간인 공격도 서슴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9월 사가잉의 한 마을에서는 군부가 학교를 공격해 어린이 7명이 즉사했는데, 주검이 부모에게로 인도되지도 않았다. 올해 1월에도 사가잉의 카타르에서 군부의 공습으로 10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는 전투는 이미 많은 미얀마인의 삶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조웨소 장관은 “어린이, 여성, 노인, 장애인을 포함해 난민들이 군부를 피해서 미얀마 내부에서 이주를 선택하거나 타이나 인도 같은 인접국으로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도시 지역은 공습에 따른 직접적 피해는 적지만 일상적인 감시가 이뤄진다. 총선을 추진 중인 군부는 도시 입구마다 검문소를 설치하고 외부인의 휴대전화를 들여다본다.

어둠 속이지만 연대는 계속된다. 그는 “시민들의 격려로부터 많은 도움을 얻는다”며 “일용직 노동자들이 임금을 기부하는가 하면, 외국에 거주하는 미얀마계 사람들도 혁명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시민방어군을 지원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유튜브 채널 같은 “소프트파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조웨소 장관은 민주세력이 군부에 맞설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식량이나 보건서비스 같은 인도주의적 지원과 함께 “민간인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레이더나 방공 시스템 같은 기술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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