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오르며 다섯달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물가 오름세가 꺾이는 흐름이 좀 더 분명해진 만큼 내년 이후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더 실리게 됐다.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각)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올라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제시한 예측치(7.3%)보다 소폭 낮은 것이기도 하다. 물가 조사 품목 가운데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시장 예측치(6.1%)보다 낮은 6.0% 상승에 그쳤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6월 40년 만에 최고 수준(9.1%)으로 오르며 세계 경제에 큰 시름을 안겼다. 하지만, 연준이 이후 무려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데다, 경기 악화 우려로 유가가 내림세로 돌아서며 상승세가 꺾였다. 전달인 10월의 상승률은 7.7%였다.
연방준비제도는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인상폭을 정한다. 시장에선 0.5%포인트 인상을 점치고 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