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초강세와 경기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국제유가가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은 26일(현지시각) 북해산 브렌트 원유 11월 선물 가격이 배럴당 2.4% 하락한 84.06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올해 1월14일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1월 선물 가격도 2.3% 떨어진 76.71달러에 거래되며 1월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7일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도 전날보다 1.4달러 떨어진 84.4달러에 거래됐다.
일반적으로 유가와 달러 가치는 역상관관계에 있다. 원유는 대개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의 가치가 높아지면 미국 외의 국가에는 가격이 상승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그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면서 원유 가격이 떨어진다.
경기침체에 따른 에너지 수요 감소 전망도 유가가 떨어지는 요인으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달 전보다 0.6%포인트 떨어진 2.2%로 제시했다. 또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유럽에선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맞서 수요 억제를 위해 애쓰고 있다. 이런 이유로 원유 가격은 6월 초 배럴당 120달러대로 고점을 찍은 뒤 서서히 하락해왔다.
이에 맞서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는 지난 5일 원유 생산량을 10월부터 하루 10만배럴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10월5일 정례회의에서 추가 감산 계획이 나올지 관심사다. 이흐산 압둘 자바르 이라크 석유장관은 26일 국영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산유국들은 시장에서 균형을 잡기를 원한다”며 “원유 가격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로이터>는 “이미 원유 생산량이 목표를 훨씬 밑돌고 있어 추가 감축을 하더라도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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