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의 외화 환전소 밖에 한 시민이 서 있다. 이스탄불/신화 연합뉴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터키)가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하했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가 내년에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각) 튀르키예 통화정책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14%에서 13%로 1%포인트 인하했다. 위원회는 “글로벌 성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산업 생산의 성장 모멘텀과 긍정적인 고용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재정 여건이 받쳐줘야 한다”며 결정 배경을 밝혔다.
튀르키예의 금리인하는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대부분의 국가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역주행’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튀르키예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79.6%로 80%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의 금리인하 결정에 정치적 배경이 자리한다고 지적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금리인상을 선택한 중앙은행 총재를 경질하는 등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 뜻을 꾸준히 밝혀왔기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뜻에 따라 지난해 9월 19%였던 튀르키예의 기준금리는 1년도 안 된 사이에 13%까지 떨어졌다.
내년으로 예정된 선거가 변수로 작용했다는 시각이 많다. 세이훈 엘긴 튀르키예 보아지치대 경제학과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성장이 느려지는 가운데 지침이 내려왔을 수 있다”며 “좋든 나쁘든 선거 때까지 기조를 끌고 나가는 것이 목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금리인하 결정 후 터키 리라화 가치는 급락했다. 리라·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8.14리라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지난해 말 이후 가장 큰 폭의 리라화 가치 하락이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