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있는 알츠하이머 신약 ‘애듀헬름’ 개발사 바이오젠의 입간판.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에서 논란 끝에 승인된 알츠하이머(치매) 치료제 ‘애듀헬름’(Aduhelm)의 처방대상이 초기 환자나 경증 환자로 축소됐다.
애듀헬름 개발사인 바이오젠은 8일 자료를 내어,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처방지침이 이처럼 수정됐다며 이는 애듀헬름 개발의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 그룹을 “명확히 하기” 위한 의도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가 보도했다.
애초 미국 식품의약청이 지난달 초 애듀헬름에 사용 허가를 내줄 때 처방대상은 단순히 ‘알츠하이머 환자 일반’으로 상정됐다. 당시 식품의약청 관계자는 언론 브리핑 자리에서 애듀헬름이 “모든 단계의 알츠하이머 증상에 유효하다”고 밝혔다. 신약 승인 한 달 만에 이처럼 처방지침을 변경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애초 애듀헬름의 치료 효과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실제 식품의약청의 자문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애듀헬름의 사용 승인에 대해 “알츠하이머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결정적 증거가 없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그럼에도 지난달 초 식품의약청이 애듀헬름의 사용 승인을 내주자, 자문위원 3명이 이에 항의해 사퇴하는 등 논란이 벌어졌다.
이번 처방대상의 축소는 이런 우려와 반발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청은 의료진과 환자들 사이에서 ‘누가 애듀헬름을 처방받아야 하는지’를 놓고 발생한 혼란을 없애기 위한 수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애듀헬름 사용 승인에 “최근 미국 역사상 최악의 신약 승인”이라고 반발하며 사퇴했던 하버드 연구원 애론 케셀하임은, 이번 처방지침 수정에 대해 “환영할 만한 조치”라면서 “이 신약에 대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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