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영국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압승해 총리직을 승계한 보리스 존슨 총리 당선자가 사저를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23일 영국 집권 보수당의 당대표 경선에서 압승한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이 24일 새 총리로 정식 취임했다. 꼭 3년 전인 2016년 6월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국민투표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한 이후 세번째 총리다.
존슨 총리는 전형적인 엘리트 출신이자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파다. 잦은 막말과 뚜렷한 보수 성향, 흩날리는 금발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닮아 ‘영국의 트럼프’라는 별칭이 붙었다.
존슨 총리 앞에는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더미다. 올해 10월말로 시한이 다가온 브렉시트, 유조선 나포를 주고받은 이란과의 충돌, 사분오열이 된 내각과 당의 재정비, 안보·난민 문제 등을 둘러싼 유럽연합과의 정책 조율, ‘특별한 관계’로 불려온 미국과의 관계 재정립 등 어느 하나 만만치 않다. <비비시>(BBC) 방송은 “존슨이 물려받은 정치적 유산은 재앙 덩어리”라며 “보수당이 의회 하원에서 다수당이 아닌 데다, 그의 총리직 승계가 총선이 아니라 (전체 인구의 0.2% 남짓한) 보수당 당원 투표로 결정됐음을 기억하라”고 짚었다.
존슨 총리는 당장 내각의 핵심인 재무·내무·외교 장관들을 바꾸는 개각으로 새 정부의 진용을 짤 예정이다. 존슨 총리는 총리 수락 연설에서 “우리 역사의 결정적 순간에서 나의 임무는 (상반된) 두 개의 고귀한 목표들, 즉 영국과 유럽 국가들과의 친선, 자유무역, 상호협력 및 안보에 대한 깊은 열망과 동시에 영국의 민주적 자치 정부를 향한 진지한 열망을 조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로 영국의 독자적 주권 행사를 강화하면서 유럽연합과의 관계를 통한 이익도 놓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10월말 브렉시트 완료 시한을 앞두고 유럽연합과의 재협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최악의 경우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한다는 배수진을 쳐둔 상태다. 그러나 유럽연합은 재협상은 없다며 기존 합의안 관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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