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유럽연합에 브렉시트 시한을 현재의 ‘4월12일’에서 ‘6월30일’까지 한 차례 더 연기 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3월 말에 이은 두번째 연기 요청이다. 유럽연합은 10일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이 요청을 받아들일지 검토할 예정이다.
영국 총리실은 5일 테리사 메이 총리가 도널드 투스크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메이 총리는 이 서한에서 “영국 정부가 의회 과반수의 지지를 얻기 위해 여·야당과 협의를 통해 타개책을 만들고 있다. 영국이 다시 한번 이탈 시한을 연기해주기 바란다. 기한은 6월30일까지”라고 적었다. 이와 함께 5월23일로 예정된 유럽연합 선거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사태를 타개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의회 선거를 준비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적었다.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 의회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이 유럽연합 의회선거에 참가한다는 것은 브렉시트가 장기간 연기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영국이 브렉시트 기한을 연기하기 위해선 유럽연합 회원국 전원일치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부 국가들은 거듭해 재협상과 기한 연기를 요청하는 “영국에 계속 끌려다닐 수 없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유럽 언론들은 투스크 의장이 10일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영국이 협정안을 가결하면 바로 유럽연합에서 이탈할 수 있는 조건을 붙인 연기안을 제안할 것이라 보도했다. 또, 투스크 의장이 재연기 기한을 2020년 4월까지 1년으로 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의 불만은 이미 하늘을 찌르고 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영국 의회가 4월12일까지 이탈 협정안을 승인하지 않으면 추가 연기는 없다”고 강조해 왔다.
유럽연합은 지난달 말 브렉시트 시점을 3월29일에서 4월12일로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10일 재연기가 승인되면, 두번째 기한 연기가 된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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