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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이상 고온’에 유럽 원전들 잇따라 가동 중단

등록 2018-08-06 13:47수정 2018-08-06 21:20

프랑스 페센하임의 노후 원자로 4기 가동 중단
냉각수로 이용하는 강물의 온도 상승과 수량 감소로
스위스에선 탈핵의 주요 이유로 냉각수 고갈 꼽기도
2019년 폐쇄되는 스위스 뮐레베르크 원전.
2019년 폐쇄되는 스위스 뮐레베르크 원전.
유럽을 강타한 ‘이상 고온’으로 원자력발전소들이 잇따라 가동을 멈추거나 출력을 낮추고 있다.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수의 수온 상승 때문이다.

프랑스전력공사는 5일 동부 페센하임 원자로의 가동을 정지했다고 밝혔다. 이 원전은 유럽의 ‘원전 대국’ 프랑스의 가장 노후한 원전으로 2020년 4월 폐쇄될 예정이다. 프랑스전력공사는 원전에서 사용한 냉각수로 강물 온도가 지나치게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번 조처까지 합쳐 라인강과 론강 인근 프랑스 원전들 중 모두 4기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 원전은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하지만, 유럽의 내지에 있는 원전들은 라인강·엘베강·론강 등 주요 하천에서 물을 끌어와 원자로 열을 식힌다. 그러나 유럽을 휩쓰는 폭염과 가뭄으로 강의 수량이 크게 줄었고 수온은 크게 오른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에서 뜨겁게 덥혀진 냉각수를 방류하면 물고기가 집단 폐사할 수 있다.

유럽 다른 지역에서도 폭염으로 원전 가동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핀란드 남부 로비사 원전도 1일 북유럽을 휩쓰는 이상 고온으로 발트해 수온이 크게 높아져 출력을 크게 낮췄다고 전했다. 핀란드 에네지 기업 포텀은 “냉각수로 사용할 바닷물 온도가 평소보다 높은 24도다. 이 때문에 원자로의 출력을 낮췄다”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필립스부르크 원전, 그론데 원전, 브록도르프 원전이 냉각수 문제로 전기 생산량을 줄였다. 스웨덴 원전들도 출력을 낮췄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고온이 향후 원전 가동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더운 날씨로 전기 수요는 늘지만, 냉각수 확보가 어려우면 원전 가동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천수로 원자로를 식히는 유럽 원전들은 더 취약하다. 대표적 예가 스위스다. 스위스는 2017년 5월 가동 중인 원전 5기를 순차적으로 폐쇄하는 탈핵 결정을 내리며, 주요 이유들 가운데 하나로 냉각수 고갈 가능성을 꼽았다. 특히 1972년 건설된 노후 원전인 뮐레베르크 원전은 주변을 흐르는 아레강 외에 냉각수를 확보할 대안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뮐레베르크 원전은 스위스의 원자로 5기 가운데 가장 빠른 2019년에 폐쇄된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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