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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불맛 더위’엔 역시 맥주? 독일에선 술병이 동났다

등록 2018-08-02 15:42수정 2018-08-02 20:52

기록적 폭염에 수요 몰려 빈병 ‘품귀’…양조업계 반납 호소
가뭄으로 감자 수확량도 적어…“맥주 원료 호프 평균 수준”
맥주. 픽사베이
맥주. 픽사베이
한국처럼 독일도 1881년 기상 관측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6월 평균 온도는 예년보다 2.4도, 7월은 3.3도나 더 높았다. 독일인들은 살인적인 더위를 시원한 맥주로 이기고 있는 듯하다. 양조업계가 재활용할 빈 병을 구하지 못할 만큼 밀려드는 맥주 수요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양조업계는 예상을 웃도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빈 병을 돌려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보훔에 본사를 둔 모리츠 피게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우리는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여름 휴가를 가기 전 마트에 모리츠 피게 빈 병을 가져다 달라. 당신이 햇볕에 누워있는 동안 우리는 병을 다시 가득 채울 것”이라고 적었다. 전국맥주협회 대변인은 빈 병 부족 사태가 올해 “특별히 두드러진다”고 했다. 독일은 빈 병 보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병당 0.02~0.25유로(26~327원)씩 돌려받을 수 있다.

독일 기상학자들은 40.3도라는 사상 최고 기온이 조만간 깨질 조짐이라고 내다봤다. 양조업계는 6월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팀이 조별리그에서 충격적으로 탈락한 뒤, 이번 더위를 다행으로 여겨왔다. <디 벨트>는 2010년·2014년 월드컵 기간에 맥주 판매량이 약 4% 증가했지만, 올해는 대표팀이 너무 일찍 경기를 마친 탓인지 올 상반기 양조산업 성장률이 0.6%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도 지난 6개월간 독일 내 맥주 판매량은 4710만헥토리터(47억1000만ℓ)나 된다.

맥주에 곁들이는 감자튀김 또한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다. 비가 오지 않아 감자 수확량이 줄어든 데다, 겨우 수확한 감자의 상태도 예년만 못하다. 전국채소재배자연합은 올해 감자 수확량이 위협받고 있으며 “양과 질 모두 작년에 비해 상당히 안 좋은 수준”이라고 했다. 다행히도 맥주의 주 원료인 호프는 올해 수확량이 평균 수준이라고 <비비시>는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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