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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영국의 트럼프? EU 탈퇴 주역 보리스 존슨

등록 2016-06-26 16:29수정 2016-06-26 19:48

언론인 출신 런던시장 역임한 보수당 정치인
튀는 언변으로 대중적 지지, 미 트럼프와 비교되기도
과거 ‘잔류’ 지지… 일각 “총리 될 야심에 탈퇴 주도”
24일(현지시각)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가 ‘유럽연합 탈퇴’로 나온 뒤,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이 런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존슨 전 시장은 이번 국민투표에서 탈퇴 진영을 이끌었다.런던/신화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각)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가 ‘유럽연합 탈퇴’로 나온 뒤,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이 런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존슨 전 시장은 이번 국민투표에서 탈퇴 진영을 이끌었다.런던/신화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최대의 정치적 승리를 얻은 사람은 탈퇴 운동을 주도한 집권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52) 전 런던시장이다. 그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사퇴로 차기 총리 후보로도 급부상했다.

2008년부터 지난달까지 8년 동안 런던시장을 지낸 존슨은 브렉시트 캠페인 기간 영국민들의 마음을 유럽연합 탈퇴 쪽으로 돌리는 데 주력했다. 그는 선거 전날 텔레비전 토론에서 “23일 국민투표에서 탈퇴를 선택한다면 영국의 독립기념일이 될 것”이라거나 “유럽연합의 이민 정책 때문에 영국이 중범죄를 저지른 이민자를 추방하지 못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으로 민심을 자극했다. 지난 4월 영국을 방문해 브렉시트 반대 입장을 밝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모순되고 완전히 위선적”이라고 비판하면서 그를 “부분적으로 케냐인인 대통령”이라고 표현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미국 뉴욕에 태어나 명문 이튼스쿨,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그는 일간지 <더타임스>, <텔레그래프> 기자를 거쳐 시사 주간지 <스펙테이터> 편집장을 지냈다. 2001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뒤에도 편집장 직을 유지하면서 언론 활동을 병행했다.

그는 명문대 출신이면서도 더벅머리에 구겨진 양복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등 소탈한 모습으로 ‘옆집 아저씨’ 이미지를 구축했다. ‘존슨’이 아닌 ‘보리스’라는 이름으로 불릴 정도로 대중에게 친근한 정치인이었다. 즉흥 연설을 잘하고 거침없는 돌직구 화법으로 사람들의 감정을 파고드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대중적 지지를 기반으로 그는 2008년, 2012년 두 차례 런던시장에 당선됐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우스꽝스러운 ‘와이어 타기’로 대회를 홍보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영국 내 보수진영 목소리를 대변하고 큰 체구에 덥수룩한 외모, 직설적인 화법 등으로 미국의 공화당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도 비교되기도 한다.

존슨은 이번 브렉시트 투표를 승리로 이끌면서 정치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동시에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게 됐다. 영국 언론들은 그를 강력한 차기 총리 후보자로 지목한다. 유럽연합 잔류를 원한 같은 당의 캐머런 총리는 정치생명을 걸고 브렉시트를 국민투표에 올렸다가 패배해 총리직을 물러났다. 차기 총리 후보였던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도 브렉시트 잔류 진영을 택해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다.

애초 존슨도 적극적인 유럽연합 탈퇴론자는 아니었다. 과거 영국이 유럽연합에 남아야 한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기도 했다. 그가 캐머런 총리에게서 등을 돌려 탈퇴 진영에 선 것은 정치적 승부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브렉시트 잔류파였던 보수당의 애나 수브리 기업혁신기술부 소기업담당 장관은 26일 영국 <채널4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원래 유럽연합 잔류 쪽이었지만 총리가 되려는 야심에 탈퇴 쪽으로 전환했다”며 “그도 자신이 한 말(브렉시트 탈퇴 주장)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존슨은 캐머런 총리와 이튼스쿨, 옥스퍼드대학 동문으로, 그동안 같은 정치적 노선을 걸으며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두 사람의 정치적 입장이 극명히 갈렸다. 이를 두고 영국의 한 언론은 성경에 언급되는 형제간 살인사건의 주인공 ‘카인과 아벨’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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