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파리테러 폭탄 제조자가 브뤼셀 폭탄도 만들었다

등록 2016-03-24 11:03수정 2016-03-24 22:00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민들이 벨기에 국기를 들고 폭탄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민들이 벨기에 국기를 들고 폭탄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공항서 자살폭탄 터뜨린 나짐
파리때 자폭 조끼 만든 용의자
불안정해 취급 까다로운 폭발물 제조
은신처선 놀랄만큼 많은 원료 등 발견
고도의 기술·원료 공급처 확보 관측
유럽, 사제 폭발물과의 싸움 ‘새 난제’
벨기에 브뤼셀 국제공항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린 인물 2명 중 1명은 지난해 파리 테러의 폭탄 제조범인 것으로 확인됐다.

<스탄다르트> 등 벨기에 언론들은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 테러범들의 디엔에이(DNA)를 분석한 결과 1명은 나짐 라슈라위(25)로 드러났다고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라슈라위는 지난해 11월 130명이 숨진 파리 테러 때 쓰인 자살폭탄 조끼를 만든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 브뤼셀 테러와 파리 테러의 밀접한 관련성을 확인해주는 대목이다.

유럽 내 테러 세포조직들이 상당한 수준의 사제 폭발물 제조 능력과 원료 물질 공급원을 확보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유럽의 대테러 당국은 사제 폭발물과의 싸움이라는 새로운 난제를 안게 됐다. 범인들을 은신처 아파트에서 공항까지 태워줬다는 결정적 제보를 한 택시 운전사의 경찰 진술에 따르면, 테러범들은 애초 5개의 가방을 실으려 했다. 그러나 택시 트렁크가 좁은 탓에 3개밖에 싣지 못했다. 나머지 2개는 이들의 아파트에서 다른 화학물질들과 총기류와 함께 발견됐다.

미국의 민간 전략정보분석기업 스트랫포는 23일 범인들이 이번 테러를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급하게 서둘렀기 때문에 준비한 살상무기들에 견줘 상대적으로 소규모의 테러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파리 테러처럼 개인화기와 폭탄을 함께 사용했다면 훨씬 더 아찔한 참극이 벌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파리 테러와 브뤼셀 테러범 관계도
파리 테러와 브뤼셀 테러범 관계도

범인들이 사용한 폭발물은 ‘트라이아세톤 트라이페록사이드’(TATP·티에이티피) 화합물로 밝혀졌다. 아세톤과 과산화수소수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학물질로 만든다. 재료 입수와 제조 방법이 비교적 쉽고 폭발력이 매우 강력해 ‘악마의 어머니’라는 별칭이 붙었다. 게다가 폭탄의 주요 재료인 니트로겐을 쓰지 않아 보안검색이나 적발이 쉽지 않은 까닭에 테러범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벨기에 경찰은 23일 테러범들의 아파트에서도 약 180ℓ 분량의 아세톤과 페록사이드, 그리고 이미 제조가 끝난 티에이티피 15㎏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폭발물 전문가들과 보안당국이 놀랄 만큼 많은 양이라고 전했다.

티에이티피는 그러나 화학적으로 매우 불안정해 화합물 상태에서 보존기한이 짧으며, 작은 충격에도 폭발해버릴 만큼 민감하다. 이 때문에 사제폭탄 제조 전문가는 테러 조직에서 ‘귀한 몸’ 대우를 받는다. 브뤼셀 테러범들이 제조와 취급이 매우 까다로운 티에이티피를 대량 생산한 것도 나짐 같은 폭발물 제조 전문가가 있어 가능했다.

스트랫포는 “이들의 은신처에서 대량의 아세톤과 페록사이드가 발견된 사실은 테러 세포조직들이 사제 폭발물 제조에 필요한 화학물질의 공급원을 확보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테러를 자행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최소 400명의 테러 전사를 훈련시킨 뒤 유럽의 세포조직들에 침투시키고 있어 추가 테러 우려가 크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유럽·이라크 보안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 테러 네트워크는 기동성을 갖추고 반 독립적으로 움직이므로 이슬람국가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패퇴하더라도 유럽에서 활동하는 게 가능하다고 전했다. 유럽의 한 정보관리는 또 이슬람국가의 특별부대에서 전사들이 지상전 전술, 폭발물, 정찰 기술, 감시망 대응 등을 훈련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원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