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차 투입도…시민 1명 사망
영국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29살 청년 마크 더건이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데 항의하는 유가족의 시위에서 촉발된 소요사태가 9일로 나흘째 이어지며 리버풀과 버밍엄 등 영국 주요 도시로도 확산됐다.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이던 1980년대 이후 최악인 이번 폭동으로 영국은 사실상 국가 비상사태로 치닫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8일에는 크로이던과 클래펌 교차로, 해크니 등 런던 사방이 불길에 휩싸였고, 리버풀과 버밍엄·맨체스터 등 다른 도시로까지 폭동이 번졌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9일 런던 거리의 경찰관 수를 6000명에서 1만6000명으로 늘려 불법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밝혔고, 이날 새벽에는 클래펌 교차로에 장갑차가 투입되기도 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지금까지 체포된 사람 수가 500명이 넘지만, 이날에도 중부 도시 웨스트브러미지에서는 두건을 쓴 200여명이 상가 유리창을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런 가운데 첫 사망자까지 나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전날 소요가 발생한 런던 남부의 차량 안에서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된 26살 남성이 9일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이 총격을 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요에 가담하고 있는 청년들이 자극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급히 영국으로 돌아온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9일 오전 비상각료회의를 열어 “질서 회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휴회중인 의회를 11일에 소집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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