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이날 치러진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야당 지도자인 도날트 투스크 시민연합(KO) 대표가 승리의 제스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날트 투스크 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이끄는 폴란드 야권 연합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할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우파 포퓰리즘 성향 정부가 들어선 지 8년 만에 정권 교체가 유력하다.
폴란드 야권 연합을 이끌고 있는 투스크 전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5일 열린 하원 선거에서 집권당인 보수 우파 성향의 법과정의(PiS)당을 상대로 뭉친 야권 연합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에 충분한 표를 얻을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폴란드가 승리했다. 민주주의가 이겼다”며 승리를 선언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나쁜 시대가 끝났다고, 법과정의당의 통치가 끝났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입소스 출구조사 결과, 법과정의당은 득표율 36.8%로 460석 가운데 약 200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단일 정당으로는 1위를 했지만 2019년 총선 때 득표율(43.6%)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극우 자유독립연맹당(6.2%·약 12석)과 손을 잡아도 과반 의석 확보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투스크가 이끄는 자유주의시민연합(KO)은 31.6%를 획득할 것으로 조사됐고, 제3의길(PSL·13%), 신좌파당(8.6%)의 표까지 합치면 득표율이 53.2%에 달해 약 248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구조사의 오차범위는 ±2%다. 투표율은 72.9%로 1989년 민주화 이후 가장 높았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공식 투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사람들이 여전히 줄을 서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법과정의당은 2015년부터 8년간 집권하는 동안 판사 징계위원회 설치를 포함한 사법제도 개편, 임신중지 불법화 등 각종 우파 포퓰리즘 정책으로 민주주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우크라이나를 적극적으로 지원했지만, 최근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조처를 놓고 우크라이나와 대립한 끝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기도 했다.
법과정의당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대표는 “우리가 집권당으로서든 야당으로서든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적) 프로젝트를 실행할 것이며 폴란드가 배신당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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