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실은 14일(현지시각) 리시 수낵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주력전차 '챌린저2' 14대와 추가 포병용 무기 체계를 보내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03년 3월 31일 영국 제7기갑여단의 전차 챌린저 2가 이라크 남부도시 바스라를 통과하는 모습. 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주력 전차인 ‘챌린저 2’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서방 국가가 만든 주력 중무장 전차가 우크라이나로 보내지는 것은 지난해 2월 말 전쟁 발발 이래 처음이다.
영국 총리실은 14일(현지시각)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통화한 사실을 전하며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세계적인 군사, 외교 지원을 가속화”할 필요성에 공감했고, 영국이 주력 전차인 ‘챌린저 2’와 추가적인 포격 시스템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전쟁의 최근 전황을 살펴볼 때 우크라이나군이 성공적인 반격으로 러시아군을 후퇴시키고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어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를 이뤘다는 것이다. 수낵 총리와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폴란드의 독일산 레오파르트(Leopard) 2 전차 지원 결정을 포함한 “국제적 약속들”을 환영했다.
영국의 이번 결정은 향후 미국과 독일 등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무기의 급을 높이는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수낵 총리의 결정을 환영하며 “이 결정은 전장에서 우리(군의 역량)를 강화할 뿐 아니라 다른 협력국에도 좋은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체코 등 동유럽 우방국이 제공한 소비에트 연방 시절 러시아산 전차 등을 지원받아 전투를 해왔다.
지난해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 미국·영국 등은 우크라이나에 고도화된 현대식 무기를 제공하기를 머뭇거려 왔다. 이 전쟁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러시아의 ‘전면전’으로 발전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초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의 주요 민간 기반시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난달 21일 미국 방문을 계기로 패트리엇 시스템 등 방공 미사일 지원을 결정했다. 이어, 러시아의 공세에 맞서 선전하는 우크라이나군을 돕고, 다가오는 봄 이뤄질지 모르는 러시아군이 대규모 진격에 맞서도로고
고도화된 무기 지원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번 영국 정부의 결정이 서방 국가, 특히 전차 지원에 난색을 표해 온 독일에 압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매체는 독일이 스스로 레오파르트2 전차를 지원하게 하거나 최소한 폴란드가 이 전차 지원을 승인하도록 하는 데에 “큰 압박”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레오파르트2 전차는 독일 방산업체가 개발·생산하기 때문에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이 전차를 지원하려면 독일 정부의 승인이 나야 한다.
베를린/ 노지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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