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10월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 연합뉴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사망에 대해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가 애도의 메시지를 내놨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30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신뢰받고, 존경받는 리더였다. 냉전 종식과 ‘철의 장막’을 끌어내리는 데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가 “자유로운 유럽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우리는 그의 유산을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공식 성명을 내어 고르바초프를 “역사의 경로를 바꾼 보기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정치인”, “대단히 뛰어난 세계 지도자”, “헌신적인 다자주의자”, “지치지 않는 평화 옹호자”라고 평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또 “고르바초프는 냉전을 평화롭게 끝내는 데에 어느 누구보다 많은 일을 했다”며 유엔을 대표해 유가족과 러시아 시민들, 그리고 정부에 조의를 표한다고 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나아가 1990년 고르바초프가 노벨 평화상을 받으면서 언급한 “평화는 유사성의 통합이 아닌 다양성의 통합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그가 “이러한 중요한 통찰력을 실제 협상, 개혁, 투명성, 군축의 길로 가는 데에 썼다”고 했다. 고르바초프가 1993년 국제 녹십자를 세운 것에 대해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조화롭게 하는 방식으로 인류의 안녕에 중요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내는 데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른 주요국 지도자들도 잇따라 애도 메시지를 내놨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나는 항상 그가 냉전을 평화적으로 끝내기 위해 보여준 용기와 진정성을 존경했다”며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 시기에 소련 사회를 개방하기 위한 그의 지칠 줄 모르는 헌신은 우리 모두에게 귀감이 된다”고 적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위터에 “러시아인에게 자유의 길을 열어준 고르바초프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유럽의 평화에 대한 그의 약속이 우리의 역사를 바꿨다”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고르바초프의 사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푸틴 대통령이 오전에 고르바초프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전문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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