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러, 키예프 코앞 진격…푸틴 “우크라와 고위급 협상 희망”

등록 2022-02-25 11:03수정 2022-02-25 22:32

우크라군 대응 못할 경우 ‘수도 함락’ 중대 위기
미 국방부 “우크라 정부 참수하고 정권 이식 의도”

푸틴, 시진핑 중국 주석과 통화에서 협상 의향
“협상 위해 벨라루스에 대표단 보낼 준비”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중립화도 논의할 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24일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러시아명 하리코프) 인근 추기예프 군 공항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키예프/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24일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러시아명 하리코프) 인근 추기예프 군 공항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키예프/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하루 만인 25일 수도 키예프 주변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전쟁 초기 수도가 함락되는 중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미 국방부는 키예프를 노리는 러시아군의 공세 목적에 대해 “정부를 참수하고, 새 정치체제를 이식하려는 것”이라고 경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4일 미 하원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기계화 부대가 벨라루스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진입해 키예프의 20마일(32㎞) 부근까지 진입했다. 러시아에서 진입한 다른 부대도 좀 떨어져 있지만, 이 둘 모두 키예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의 목적인 도시를 둘러싸고 정부를 전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동·남·북부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 세개의 축은 우크라이나 인구가 모여 사는 핵심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군이 기본적으로 정부를 참수하고(decapitating the government), 자신들의 통치체제를 이식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게 우리의 평가다. (개전) 초기부터 이뤄지는 키예프를 겨냥한 이러한 움직임이 이를 설명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평가대로 러시아군은 침공 당일부터 헬기 등을 동원해 공수부대 병력을 키예프 인근 공항들에 투입해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 미 <시엔엔>(CNN) 현지 취재진은 25일 새벽 굉음을 두번 들은 뒤, 최소 세번의 또 다른 폭발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날 키예프 중심에서 북쪽 10㎞ 거리인 오볼론스키 지역에서 폭발음과 총격 소리가 들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와 북쪽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라루스에서 넘어온 러시아 병력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유명한 북부 도시 체르노빌을 이미 점령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러시아군이 24일 이뤄진 160차례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공군기지들을 맹공격해 이 나라의 방공망이 기능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여 공수부대를 동원한 진입 작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돈 게라센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은 “키예프를 향해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또는 탄도미사일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구 정보 관리들은 키예프가 머잖아 가혹한 운명에 놓이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럽의 한 정보 당국자는 “많은 것이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달렸으나, 러시아가 몇 시간 내로 수도 키예프에 압도적인 전력을 적용하려고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키예프 서쪽 20㎞의 호스토멜 공항을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공수부대를 성공적으로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 공항은 러시아 군에는 키예프 포위를 위한 더 많은 병력을 공수해올 수 있는 핵심적인 시설이 될 수 있다. 키예프 서쪽의 안토노프 공군기지를 둔 공방전도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군이 현재 이 기지를 점령했는데, 우크라이나군이 탈환전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비비시>(BBC)는 전했다.

러시아의 공격이 시작된 24일 키예프 중심부 독립 광장에 인적이 드문드분 보인다. 러시아는 개전 초기부터 키예프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키예프/EPA 연합뉴스
러시아의 공격이 시작된 24일 키예프 중심부 독립 광장에 인적이 드문드분 보인다. 러시아는 개전 초기부터 키예프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키예프/EPA 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항전 의사를 꺾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해 90일간 유효한 총동원령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18~60살 사이의 성인 남성이 우크라이나를 빠져나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 침공 첫날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인 137명이 숨졌고 31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오늘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격했다. 우리 장병들은 매우 잘 싸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변에 우리만 남아 우리나라를 지키고 있다. 누가 우리와 함께 싸우려는 하는가. 아무도 없다. 누가 우크라이나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권을 줄 준비가 돼 있느냐. 모두 두려워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의 대응에 불만을 나타내며 국민의 단합을 호소했다. 또 러시아의 “파괴공작 그룹”이 키예프에 들어왔다며 시민들에게 경계를 늦추지 말고 통행금지를 잘 지킬 것을 당부했다. 그는 자신이 러시아군의 “공격 목표 1번”이지만 가족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협상할 의사를 밝혀, 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고위급 담판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담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호응했다. 이 발표에 이어 러시아 크렘린궁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대화하기 위해 외교·국방부 관리 등을 포함한 대표단을 우크라이나 접경국인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로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가 요구하는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해, 협상 문을 열어뒀다.

정의길 박병수 선임기자 Eg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