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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북아일랜드 수석장관, ‘브렉시트’ 논란에 사의…5월 조기 총선

등록 2022-02-04 11:16수정 2022-02-04 12:33

북아일랜드의 폴 기번 수석장관이 3일 사의를 밝히고 있다. 벨파스트/AFP 연합뉴스
북아일랜드의 폴 기번 수석장관이 3일 사의를 밝히고 있다. 벨파스트/AFP 연합뉴스
북아일랜드의 수석장관이 브랙시트 갈등으로 사임했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의 폴 기번 수석장관은 3일(현지시각) 기자들과 만나 “오늘이 내 생애 특권이었던 날의 마지막”이라며 사의를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사임은 같은 민주통일당(DUP) 소속 동료인 에드윈 푸츠 농업장관이 전날 영국에서 넘어오는 농산물에 대한 통관과 검역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뒤 ‘브렉시트 협약 위반’ 논란이 일어난 데 따른 것이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이 2020년 브렉시트 당시 맺은 이른바 ‘북아일랜드 협약’에 따르면, 영국에서 북아일랜드로 건너오는 상품은 통관과 검역을 거쳐야 한다. 북아일랜드는 영국의 일부이지만 유럽연합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특수성 등을 감안해 브렉시트 이후에도 유럽연합 단일시장에 남았기 때문이다.

이런 북아일랜드 협약에 대해 친영 진영은 그동안 “영국과의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푸츠 장관의 검역 중단 지시도 이런 갈등을 둘러싼 친영파의 반란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기번 수석 장관은 “우리 제도가 다시 한번 도전받고 있다”는 말로 자신의 사임 이유를 에둘러 표현했다.

북아일랜드는 1998년 굿프라이데이협정(벨파스트 협정)에 따라 권력분점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기번 수석장관은 친 영국 진영인 민주통일당 소속으로, 친 아일랜드 진영인 ‘신페인당’ 출신 미셀 오닐 부수석장관과 권력을 분점하고 있다. 기번 수석장관의 사퇴로 오닐 부수석장관도 자동으로 물러나게 된다.

마리 로우 맥도널드 신페인당 대표는 곧바로 “우리는 제대로 기능하는 행정부 없이 몇 달을 비틀거릴 수 없다”며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선거는 5월 치러질 예정이다.

사이먼 코브니 아일랜드 외교장관은 풋츠 장관의 검역 중단 지시에 대해 “국제법 위반”이라며 “고의로 국제조약의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정말로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교장관도 이날 유럽연합(EU)의 마로시 세프코비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과 화상회의를 열어 브렉시트 협약 이행 등을 둘러싼 문제를 놓고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협약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유럽연합은 거부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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