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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코로나 이어 폭우·아프리카돼지열병에 ‘빨간불’

등록 2020-07-13 18:09수정 2020-07-14 02:13

한달 간 계속된 폭우로 3789만명 이재민
1998년 대홍수 이후 최대 피해 전전긍긍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룽수이에서 지난 11일 한 남성이 계속된 폭우로 물에 잠긴 도로에서 소형 고무보트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룽수이/AP 연합뉴스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룽수이에서 지난 11일 한 남성이 계속된 폭우로 물에 잠긴 도로에서 소형 고무보트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룽수이/AP 연합뉴스

중국이 한 달 넘게 계속되는 폭우로 1998년 대홍수 이후 최악의 수해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양쯔강 일대에 1961년 이래 두번째로 많은 비가 내린데다, 빗물을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되며 중국 당국에 비상등이 켜졌다.

예젠춘 중국 수리부 부부장(차관)은 13일 국무원 브리핑에서 전국적으로 433곳의 하천에서 경계 수위를 넘는 홍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3곳은 사상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고 관영 <환구시보> 등이 보도했다. 사실상 서부 티베트 자치구와 신장 지역을 제외한 중국 전역이 홍수 영향권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지금이 홍수 방지의 결정적 시기”라며 “더욱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로 인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달 넘게 계속된 폭우로 27개 성·시·자치지역에선 전날까지 3789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사망·실종자 수가 141명에 이르고, 가옥 2만8천채가 파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경제손실만도 822억3천만위안(약 14조1천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수 피해는 특히 양쯔강 하류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양쯔강 유역의 평균 강수량(6월1일~7월9일)은 무려 369.9㎜까지 올라갔다. 4150여명이 숨진 1998년 대홍수 때 같은 기간보다 54.8㎜나 많은 양으로, 1961년 이후 역대 두번째를 기록했다. 이 지역에 있는 중국 최대 담수호 포양호 유역은 경계 수준을 넘은 데 이어, 전날 오전 8시 현재 22.75m까지 올라가 종전 최고였던 1998년의 기록보다 14㎝ 높아졌다. 당국은 포양호 유역에 대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전날 이 지역에 1급인 홍수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홍수 피해와 함께 최근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폭우로 돼지 축사가 떠내려간 가운데, 돼지 혈액과 분변 등에 섞여 있던 바이러스가 빗물을 오염시켜 다른 돼지들에게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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