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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홍콩 경찰, 코앞 시위자 복부에 실탄…20대 위중

등록 2019-11-11 19:07수정 2019-11-12 09:55

전역서 동시다발 교통방해 시위중
비무장한 시민들 향해 또 실탄
경찰 위협 없었는데도 3발 쏴
홍콩 교통경찰이 11일(현지시각) 오전 홍콩섬 북서부 사이완호에서 ‘3파’(학생 동맹휴업, 노동자 파업, 상인 철시)를 위해 출근길 교통방해 시위에 참가한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이며 해산 작업을 벌이다가, 자신을 향해 다가서는 20대 청년에게 권총을 발사해(위 사진), 이 남성이 복부에 총상을 입고 쓰러지는 장면(아래)이 영상에 포착됐다. 홍콩/AFP 연합뉴스
홍콩 교통경찰이 11일(현지시각) 오전 홍콩섬 북서부 사이완호에서 ‘3파’(학생 동맹휴업, 노동자 파업, 상인 철시)를 위해 출근길 교통방해 시위에 참가한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이며 해산 작업을 벌이다가, 자신을 향해 다가서는 20대 청년에게 권총을 발사해(위 사진), 이 남성이 복부에 총상을 입고 쓰러지는 장면(아래)이 영상에 포착됐다. 홍콩/AFP 연합뉴스

홍콩/AFP 연합뉴스
홍콩/AFP 연합뉴스

여섯달째로 접어든 홍콩 시위 사태가 11일 전례 없는 수준까지 치달았다. 경찰이 비무장 시위대를 겨냥해 실탄을 발사해 20대 청년이 중상을 입었고, 평일인데도 시위대와 경찰이 시내 전역에서 하루 종일 격렬하게 충돌했다. 지난 4일 시위 도중 추락한 대학생이 나흘 만에 숨진 사건을 계기로 홍콩 시위가 다시 격화하는 모양새다. 홍콩 당국은 ‘폭력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강경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이른 아침부터 홍콩 전역에서 ‘3파’(학생 동맹휴업, 노동자 파업, 상인 철시)를 위한 출근길 교통방해 시위가 동시다발로 벌어졌다. 아침 7시20분께(현지시각) 홍콩섬 북서부 주거지역인 사이완호에서도 일부 시위대가 네거리에서 장애물을 설치하는 등 차량 흐름을 방해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현장 영상을 보면, 교통경찰이 도로를 막고 있는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가 이 가운데 한명이 거부하자 경찰이 갑자기 권총을 빼 들고 위협하며 몸싸움이 벌어졌다. 몸싸움 와중에 다른 시위대가 다가서자 경찰은 뽑아 든 권총을 주저 없이 발사했다. 복부에 총상을 입은 부상자(21)는 간과 신장에 손상을 입어 응급수술을 받았으며, 몸 안에서 탄환을 빼내지 못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낮 홍콩 중심가 센트럴 지역에서 시민들이 경찰이 쏜 최루탄 연기를 피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1일 낮 홍콩 중심가 센트럴 지역에서 시민들이 경찰이 쏜 최루탄 연기를 피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사건 당시 부상자는 무장한 상태도 아니었으며, 경찰이 신변 위협을 느낄 만큼 주변 상황이 급박한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첫 실탄 발사 뒤 다른 시위대가 막아서자 경찰은 실탄 2발을 재차 발사했다.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일제히 ‘살인자’라고 외치며 항의하자, 경찰은 무차별적으로 최루스프레이를 난사하며 해산시킨 뒤 주변 일대를 봉쇄했다. 특히 항의하던 한 중년 여성을 긴급 출동한 진압경찰 2명이 넘어뜨리고 곤봉과 최루스프레이를 퍼붓는 장면도 목격됐다.

오전 일찍부터 시내 지하철역 곳곳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자 홍콩 지하철 당국은 모두 25개 지하철역을 폐쇄했다. 무정차 통과 등 운행 차질이 잇따르면서 홍콩 시내 대부분 대학이 임시 휴교령을 내렸다. 그럼에도 홍콩대를 비롯해 10여개 대학 학생들은 속속 학교로 모여 교문을 사이에 두고 화염병과 벽돌 등을 던지며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의 대응도 전에 없이 강경해져, 폴리테크닉대와 중문대 등에선 경찰병력이 교정 안까지 진입해 최루탄과 고무탄환을 발사해 학교 당국과 학생회 쪽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콰이퐁 지역에선 교통경찰이 오토바이를 몰고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상황이 격해지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홍콩 정부가 계엄령을 내릴 것이란 소문이 급속히 퍼졌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오후 6시께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폭력 사태를 격화시켜 정부를 압박하면 정부가 이에 굴복해 정치적 요구를 충족시켜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면 오산이다. 다시 한번 크고 분명하게 말한다,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전에 발생한 시위대 실탄 사격 등 경찰의 진압방식이 통제불능 상태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엔 “시위대가 전술을 바꿨고, 경찰도 이에 맞춰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람 장관은 이어 “다섯달을 넘긴 폭력 사태를 끝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이피>(AP) 통신은 “람 장관은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국이 이전보다 더 강력한 법적 대응과 경찰 진압작전을 준비중이라는 세간의 추측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고 전했다. 홍콩 의료당국은 이날 오후 4시까지 시위 사태로 모두 64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5명은 중상이라고 전했다. 홍콩대를 비롯해 8개 대학은 12일에도 임시 휴교를 할 예정이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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