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 람 홍콩중문대 객원교수는 코즈웨이베이 서점 관련자들 ‘실종’ 사건은 “중국 공안 요원들이 홍콩 내에서 직접 반중 세력들을 손본 최초의 사건”이라며, 홍콩 언론 자유는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기자 출신인 람 교수는 중국 정치 문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인맥으로 유명하다. 홍콩 안팎의 언론들이 자주 인용하는 대표적인 ‘중국 관찰자’이기도 하다.
-코즈웨이베이 서점 사건 이후 홍콩에서 언론 자유 상황은 어떤가?
“이 사건은 중국의 공안 요원들이 홍콩 영내에서 ‘반중’ 출판업자들을 직접 손본 최초의 사건이다. 굉장히 신경 쓰이는 일이다. 중국 당국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홍콩 언론에 대한 검열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홍콩 사람들로서는 두려울 수밖에 없다. 홍콩 매체에 인용된 중국 내부 문건을 보면, 시진핑 정부는 중국공산당 지도부를 당혹스럽게 하는 보도가 홍콩에서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런 보도는 금세 중국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의 ‘반환’ 이후 지난 20년 동안 홍콩 내 언론 자유는 어떤 변화를 겪었나?
“눈에 띄게 악화됐다. 중국 중앙의 통제를 받는 기업들, 또는 중앙에 충성하는 기업들이 주요 방송사와 신문사 등 매체들을 인수했다. 홍콩의 기자들은 대부분 높은 수준의 자기 검열을 강요받는다. 중국 정부는 홍콩의 영향력 있는 매체들이 중국공산당에 아첨하려는 기업의 손아귀 안에 있는지에 대한 확답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다.”
-홍콩에서 정치권력을 견제하는 언론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매체가 있는가?
“주류 매체들은 모두 자기 검열을 하고 있다. 민감한 보도는 지난 5년 사이에 새로 생겨난 인터넷 매체에서 나오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매체들은 운영 비용이 적게 들다 보니 리버럴한 정치인들이나 언론인들이 스스로 운영한다. 어느 정도까지는 견제와 균형의 구실을 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인터넷 매체의 주 독자층은 젊은층이다. 그렇기에 그 영향력이 과대평가돼서는 안 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홍콩 언론 자유의 앞날을 어떻게 보는가?
“더욱 악화될 것이다. 게다가 캐리 람 신임 행정장관의 새 홍콩 정부는 ‘분리독립’, ‘선동’, 기밀 누설 등을 규제한다며 국가안보법을 곧 입법할 가능성이 있다. 이 법안은 내년이나 내후년에 통과될 것이며, 중국 당국은 이 법으로 중국 중앙정부나 홍콩 정부를 비판하는 이들을 더 위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홍콩/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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