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도 시민들 접근 차단
‘화해의 여정’으로 명명된 성화의 대장정이 6일 베이징에서 마지막 일정을 시작했다. 해외 봉송 과정에서 숱한 시련을 당했던 성화는 베이징에서도 경찰의 삼엄한 통제를 받아야 했다. 천안문(톈안먼) 광장과 종루 주변은 1㎞ 밖에서부터 사람들의 접근이 차단됐다.
종루 주변에서 차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으나 차단된 구간이 너무 길어 도저히 성화 봉송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급하게 다시 차를 잡아타고 다음 봉송로인 베이투청 민족대로 앞으로 달렸다. 차량통제선 앞에서 내려 성화를 맞으러 가는 중국인들을 따라 달렸다.
다시 황색통제선이 앞을 가로막았다. 군과 경찰 병력이 황색선을 에워싼 채 인의 장막을 치고 있었다. 황색선 밖에선 “왜 못들어가게 하느냐” “어디로 가야 성화를 볼 수 있느냐”는 아우성이 쏟아졌다. 한 보안요원은 “황색선 안에는 출입증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걸어서 접근할 수 있는 마지막 지점도 성화 봉송로에서 수백m나 떨어져 있었다. 한 아버지는 아이를 무등태우고 뿌옇게 보이는 성화 봉송로를 향해 연신 까치발을 해댔다. 인파에 파묻힌 한 할머니는 “한참 기다렸는데 하나도 안 보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전 10시45분께 성화가 순식간에 이곳을 빠져나갔다. 성화를 기다리던 숭밍한(30)은 “아침부터 나와 2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성화를 보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유학 중인 그는 올림픽을 보기 위해 4년 만에 귀국했다.
성화는 이날 오전 8시7분 자금성(쯔진청) 오문 앞을 출발해 대장정의 끝을 향해 달려나갔다. 성화는 국가대극원, 인민대회당을 돌아 시외로 빠져나갔다. 마치 도망이라도 치는 듯했다. 성화는 8일 오후 8시8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점화돼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베이징/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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