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타이베이’ 국호 허락·응원단 파견 등 파격 지원
세계 화교들 도움 물밀듯…‘남북경색’ 한국과 대조
세계 화교들 도움 물밀듯…‘남북경색’ 한국과 대조
베이징 올림픽이 중국과 대만의 화합의 장이 되고 있다. 더 나아가 전 세계 화교와 중화민족의 단합을 과시하는 무대로 꾸며지고 있다. 개회식 공동입장을 논의조차 못한 남북한의 냉기류와는 대조적이다.
왕이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은 5일 <중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 동포는 한가족”이라며 “대만 선수들은 베이징을 집으로 생각하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동포들은 반드시 대만 선수들을 위해 응원할 것”이라며 “우리는 진심으로 대만이 이번에 좋은 성적을 내길 바란다”고 거듭 동포애를 강조했다.
실제로 대만 선수단은 올림픽조직위원회의 배려와 베이징 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고 있다. 선수 80명, 임원 53명으로 구성된 대만 선수단을 위해 올림픽 선수촌에는 대만산 과일 10t이 공급된다. 대만 야구팀을 비롯한 대만 선수단에는 베이징 시민들로 구성된 응원단이 따라붙는다.
대만도 중국의 환대에 노래와 춤으로 화답하고 있다. 유구한 중화민족의 역사를 재연할 것으로 알려진 개막식 식전행사에 대만인 100여명으로 구성된 가무단이 참가한다. 대만의 고위급 인사들도 개막식에 맞춰 대거 베이징을 찾는다. 롄잔 국민당 명예주석 부부가 5일 베이징에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우보슝 국민당 주석, 숭추위 친민당 주석 등 대만 정치계의 실력자들이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대만의 공식명칭을 둘러싸고 빚어졌던 갈등도 중국의 양보로 해결됐다.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최근 대만의 공식명칭을 중국이 주장하는 ‘중국 타이베이’(中國臺北) 대신 대만이 원하는 ‘중화 타이베이’(中華臺北)’를 쓰도록 결정했다.
2억명으로 추산되는 화교들도 중화민족의 축제를 거들고 있다. ‘워터 큐브’로 불리는 수영경기장에는 100여개 나라의 화교와 홍콩, 마카오, 대만인 35만명의 기부금이 들어 있다.
화교들은 올림픽 자원봉사자로 2만7천여명이나 지원해, 이들 가운데 300여명의 화교들이 통역과 안내 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올림픽조직위는 개폐막식에 화교 대표단 420여명을 초청했다.
이에 비해,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회식 때부터 공동입장을 했던 남북한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선수단 접촉조차 못할 정도로 냉각된 분위기이다. 남북한은 2007년 창춘겨울아시아경기대회까지 모두 9차례의 국제대회에서 두 손을 맞잡고 입장했으나,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는 8년만에 처음으로 개회식 공동입장에 합의하지 못했다. 올 들어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체육교류도 냉각된 것이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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