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일 시점인 지난달 29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리허설 을 소개한 에스비에스(SBS)의 보도장면.
중 누리꾼들 “한국선수단에 보복하자”
<에스비에스>(sbs)의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리허설 보도 파문이 중국 누리꾼들의 반한감정을 자극하며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에스비에스에 대한 제재를 넘어 한국 선수단에게 ‘보복’을 가하자는 제안까지 퍼뜨리고 있다.
중국의 대형 포털 사이트 ‘왕이’에서는 한국 선수단이 개막식에서 입장할 때 야유를 보내자는 제안에 대한 찬반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3일 정오 현재 7946명이 참가한 이 투표에선 찬성이 53%로 반대 46%보다 높다. 상하이의 한 누리꾼은 “한국 방송사가 우리의 개막식에 흠집을 냈다”며 “한국 선수단이 관중석 앞을 지날 때 박수 대신 침묵을 보내자”고 제안했다.
소후, 신랑 등 다른 포털 사이트에서도 반한 구호가 넘친다. ‘개막식이 몰래카메라를 당했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보도 뒤에는 수 천 건의 ‘반한 댓글’이 줄을 잇는다. 누군가 “한국은 치욕을 모른다”고 비난하면 “한국을 개막식에서 쫓아내자”는 격문이 붙는다.
에스비에스가 개막식 리허설을 보도한 화면은 유튜브를 통해 중국에서도 급속히 확산됐다.
제재 방안을 묻는 인터넷 설문도 진행되고 있다. “에스비에스의 올림픽 취재권을 취소해야 한다”는 응답과 “에스비에스와 한국 관련 기관의 사과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1, 2위를 다투고 있다. 최근 중국 인터넷에선 서울의 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서 일어난 폭력사태 등 불미스런 일이 생길 때마다 한국을 향한 반감이 고조돼,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들의 사기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대해 노영환 에스비에스 홍보부장은 “리허설 장면을 찍을 당시, 현장에서 중국 당국의 제지를 전혀 받지 않았고 자연스런 상황에서 찍을 수 있었다”며 ‘잠입’이나 ‘도둑촬영’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중국 베이징올림픽조직위의 공식 항의는 아직 없었으나, 지난 1일 에스비에스 간부를 베이징에 보내 ‘올림픽 열기를 고조시키려는 의도였다. 누가 됐다면 유감이다’라는 하금열 사장 명의의 사과 서한을 조직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촬영한 동영상은 외부 유출을 금했을 뿐 아니라 사내 자료화면 데이터베이스에서도 제거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권귀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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