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앞두고 일어난 삶의 변화
농민공 귀향·홀짝제 등 입길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당국이 내린 일련의 ‘금지’ 조처에 중국 누리꾼들이 인터넷 가상공간 곳곳에서 비판에 나섰다.
베이징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농민 출신 노동자(농민공)들이 대다수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최근 <신화통신> 기사에, 누리꾼들은 “(후진타오 주석이 내세운) ‘조화로운 사회’를 위해 농민공이 쫓겨났다”는 댓글을 달았다. ‘베이징은 당신을 환영한다’는 올림픽 슬로건이 “가식적인 인사”라는 비난도 나왔다. 정부 당국자들이 “향후 (농민공들이)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오는 것을 적극 환영한다”고 말한 데 대해 “(농민공 데려다) ‘새둥지’ 다 지었으니, 이젠 닭장이라도 지으려고 하느냐”며 비꼬았다. 베이징은 현재 ‘새둥지’란 별칭이 붙은 주경기장 등 주요 시설 공사가 끝난 뒤, 대기오염 개선책으로 건설공사 중단령이 내려진 상태다.
역시 대기오염 개선책인 홀짝제 등 차량운행 제한도 입길에 올랐다. 29일 ‘톈야’ 포털의 자유게시판에 한 누리꾼이 “‘새둥지’에 가서 경기를 보고 싶은데, 차를 몰고 가서 볼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올렸다. 다른 누리꾼이 “홀수 날 가서 표 사려고 기다리다 보면 짝수 날이 돼서 차를 몰 수 없을 것”이라며 “기다렸다 다음날 차를 몰고가 봤자 표가 없어서 못 본다. 아서라”라고 ‘조언’했다. “차를 가져가도 주차를 못한다. 올림픽이잖아”라며 ‘이해하자’는 반응도 나왔다. 많은 누리꾼들은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차량운행 제한에 반감을 보였다.
올림픽을 앞두고 진행된 ‘베이징의 변화’에 대한 누리꾼들의 평가도 관심거리다. 주요 경기장 외에도, 청나라 황실정원 ‘원명원’의 주저우가 300여년 만에 일반에 처음 공개되고, 한 세기 전 베이징의 대표적 상업지구 첸먼다제가 과거 모습으로 복원되는 등 베이징은 속속 바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주경기장(새둥지) 기공 당시 중국 누리꾼들은 ‘못생겼다’며 디자인을 비난했고, 완공된 지금은 ‘돈을 너무 많이 썼다’며 예산 낭비를 질타하고 있다.
언론 통제가 극심한 중국의 누리꾼들이 인터넷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지난달 구이저우성 웡안현에서 일어난 주민들의 항의시위는, 누리꾼들이 아니었다면 ‘폭도들의 방화사건’으로 묻혔을 일이었다. 당시 누리꾼들은 관련 글과 사진을 계속 ‘퍼다 나르면서’ 한 여학생이 물에 빠져 숨졌다는 치안당국의 발표에 분노한 주민들의 시위였다는 사건의 진상을 만천하에 알렸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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