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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류샤오밍, 북한과 세계 잇는 메신저

등록 2007-03-18 20:22

류샤오밍
류샤오밍
6년만에 김정일 위원장 맞은 평양주재 중국대사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의 인터넷 홈페이지(kp.china-embassy.org)에는 ‘대사 활동’ 코너에 이런 소식이 떠 있다. ‘홀로 춘절(설날)을 보내지만 외롭지 않다’는 제목이 붙은 이 소식은 지난달 22일 타국에서 춘절을 맞는 대사관 직원들을 위해 류샤오밍(51·사진) 대사가 조촐한 연회를 베풀었다고 전한다.

류 대사는 그로부터 10일 뒤인 대보름날 더할 수 없이 풍성한 연회를 연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당·정·군의 주요 간부들을 이끌고 중국대사관을 방문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중국대사관을 찾은 것은 무려 6년 만의 일이다. 귀빈을 맞은 중국대사관은 다음날 이 소식을 김 위원장의 사진과 함께 홈페이지에 올렸다.

류 대사가 지난해 8월 평양에 부임할 때만 해도 앞날이 순탄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직후인데다, 북-중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관측이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10월 핵실험을 강행하고, 유엔 제재 결의에 중국이 동참하면서 그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 듯했다. 그와 친한 베이징의 한 외교관은 “그가 평양에 부임해 힘들어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양국 접경도시 방문때 북 개방 필요성 강하게 느껴
“밤에도 환한 단둥, 그렇지 않은 신의주의에 깊은 인상”

그러나 류 대사는 자신의 임무를 놓지 않았다. 그는 부임 얼마 뒤 김일성 주석의 주검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과 만경대 생가를 방문해 북-중 관계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 같은 중국의 혁명가와 김 주석의 인연까지 상기시키며 자신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애초 자신의 평양행을 도전적인 것으로 받아들였다.

미국 공사를 지내는 등 이른바 ‘미국통’으로서 북한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던 그는 북한 대사로 내정된 이후 한반도 관련 책을 보면서 자신의 임무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특히 청-일전쟁과 한국전쟁의 역사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문제가 중국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새삼 인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대사는 평양 부임에 앞서 중국과 북한의 접경도시인 단둥을 몰래 찾기도 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류 대사가 홀로 단둥을 방문해 압록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북한 쪽을 훑어봤다”며 “그는 밤에도 환한 단둥과 그렇지 않은 신의주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류 대사는 이 방문을 통해 북한이 세계와 교류해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광둥성 출신인 류 대사는 다롄외국어학원을 나와 미국에서 유학했다. 외교부에선 미주대양주 부처장을 거쳐 미국공사와 이집트 대사 등을 지냈다. 간쑤성 성장 조리로 일하다 북한 대사로 부임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그가 북한 대사로서 성공하면 외교부장 자리까지 내다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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