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베이징시 방역당국이 기자회견을 열어 하이뎬구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자가 나왔다고 발표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겨울올림픽 개막을 불과 20일 앞두고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확진자가 나왔다. 이번주부터 올림픽 관계자 입국이 본격화하는 터라, 방역당국이 초긴장하고 있다.
16일 <신경보>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3일부터 목에 통증을 느끼던 베이징시 하이뎬구 주민 1명이 이튿날 발열 증상까지 보여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해본 결과 15일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베이징시와 하이뎬구 방역당국이 각각 독립적으로 실시한 정밀검사 결과, 이 확진자는 그날 오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시 방역당국은 15일 오후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최근 14일 동안 베이징시 밖으로 나간 적이 없고, 다른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지역 감염이란 얘기다. 앞서 베이징의 관문인 톈진에선 지난달에 이어 이달 7일에도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온 뒤 지역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방역당국이 공개한 내용을 보면, 이 확진자는 지난달 31일부터 확진 판정 전날까지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여러차례 이용했다. 또 쇼핑몰과 식당·카페·극장 등을 방문했다. 이 오미크론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이 추가로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베이징시 방역당국은 확진자의 거주지, 직장, 방문지 등 17개 장소를 봉쇄하고 관련자에 대한 코로나19 진단 검사에 들어갔다. 확진자의 동거인 2명은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시 방역당국은 새달 초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제로 코로나’ 원칙에 입각한 강력한 방역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베이징을 들고 나는 모든 인원은 48시간 안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증명서와 베이징 ‘젠캉바오’(코로나19 감염 위험지역 출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휴대전화 미니 프로그램) ‘녹색’(안전) 등급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또 ‘14일 안에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이라도 나온 현급(시·구) 지역을 다녀온 사람’은 베이징 거주자를 포함해 누구도 시내에 진입할 수 없다. 내국인을 포함한 국외 입국자는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3주간 시설 격리를 거치도록 하는 기존 방역정책도 유지되고 있다.
그럼에도 올림픽 개막을 3주 앞둔 상황에서 감염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오면서 방역에 빈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주에만 항공기 12편을 이용해 200명이 입국하는 등 외국 올림픽 관계자가 속속 도착할 예정이다. 방역당국으로선 코로나19 국외 유입과 지역사회 감염 확산이란 ‘두가지 위험’을 동시에 만난 셈이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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