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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뇌 충격 사망? 총격 사망? 부토 사인 싸고 격렬대립

등록 2007-12-30 20:34수정 2007-12-30 20:37

파키스탄 정부 “차량 선루프장치에 머리 부딪쳐 사망”
인민당 “목·어깨에 총격”…정부 오락가락 의혹 키워

총격 사망인가, 뇌 충격에 의한 사망인가?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직접사인을 두고 파키스탄 정부와 그가 이끌던 파키스탄인민당(PPP)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정확한 사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살해 배후와 책임의 정도에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인민당은 29일 부토가 지난 27일 사건 현장에서 목과 어깨에 각각 한 발씩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주장했다. 총격이 사망원인은 아니라는 정부 발표에 대한 반박이다. 부토가 탄 차량을 바로 뒤따르는 차에 탔던 파키스탄인민당의 세리 레만은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부토의 몸을 닦을 때 머리에서 분명한 총상을 봤다”고 말했다.

앞서 내무부 대변인 이크발 치마는 기자회견에서 부토는 무개차에서 머리를 내밀고 손을 흔들다가, 폭발의 충격 때문인 듯 몸을 낮추거나 쓰러지던 중 선루프 레버에 뒷머리를 부딪쳐 두개골이 파열됐다고 발표했다. 총성이 세 차례 울렸지만, 부토는 총을 맞지 않았다고 치마는 덧붙였다. 그는 검시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며, “(부토가) 차 지붕 위로 몸을 내밀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은근히 부토의 부주의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그는 파키스탄인민당의 국제적 진상조사 요구는 일축한 채, 의혹이 있다면 가족묘지에 묻힌 부토의 주검을 꺼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샤리프 만나는 부토 남편 / 암살된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의 경쟁자인 나와즈 샤리프(오른쪽) 전 총리가 29일 신드주 나우데로에서 부토의 남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를 만나고 있다. 나우데로/AP 연합
샤리프 만나는 부토 남편 / 암살된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의 경쟁자인 나와즈 샤리프(오른쪽) 전 총리가 29일 신드주 나우데로에서 부토의 남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를 만나고 있다. 나우데로/AP 연합

경고 발포 / 파키스탄 경찰이 29일 카라치에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암살에 항의하는 시위대에게 경고사격을 하고 있다. 부토의 지지자들은 길을 막고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돌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다. 카라치/AP 연합
경고 발포 / 파키스탄 경찰이 29일 카라치에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암살에 항의하는 시위대에게 경고사격을 하고 있다. 부토의 지지자들은 길을 막고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돌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다. 카라치/AP 연합

내무부는 이번 사건을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단정짓는다. 내무부는 남와지리스탄에서 무장세력 수천명을 이끄는 알카에다 추종자로, 탈레반과도 연계된 바이툴라 마수드가 배후라며 도청테이프 내용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대단하다. 그녀를 죽인 사람들은 아주 용감하다”며 기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10월 부토의 귀국 환영 인파에 대한 폭탄테러 지시자로도 그를 지목하고 있다. 자살폭탄테러는 알카에다의 전형적 공격 방법이다. 그러나 마수드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이는 29일 “여성 살해는 부족 전통에 어긋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부토가 총격으로 숨지지 않았다는 정부 발표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정권이 사건에 연계됐다는 의심을 지우려는 책략이라고 파키스탄인민당 쪽은 보고 있다. 총격을 암살 수단으로 쓴 점은 군이나 정보기관 쪽이 관련됐을 수 있다는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범인은 총격과 폭탄테러를 동시에 감행했다. 내무부가 애초 총상을 사인으로 밝혔다가 폭탄 파편에 의한 사망으로 정정한 뒤, 다시 두개골 충격을 거론하며 오락가락한 것도 의심을 키운다.

정보부 사령관 출신으로 무샤라프 정권과 대립하는 하미드 굴은 “정부군 입장에서는 폭탄테러범의 소행이라고 하는 게 또다른 배후설을 배제하는 데 아주 편할 것”이라며 무샤라프 쪽에 의혹의 시선을 던졌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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