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고속성장
의류업 호황 , 앙코르와트 인기 힘입어
올해 9% 성장 예상…양극화 그림자도
올해 9% 성장 예상…양극화 그림자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외곽에 자리한 캄보디아 맥주 양조장은 휴일도 없이 하루 24시간 내내 생산설비를 100% 가동하고 있다. 싱가포르 자본이 지분 80%를 가지고 있는 이 양조장은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맥주 수입에도 나서고 있다. 설비 확충도 꾀하고 있다. 이 회사의 벨기에인 공장장 리번 판 더르 보르흐트는 “연간 2억5천만~3억달러인 캄보디아 맥주 시장이 매년 두 자리 수 이상 성장세를 보일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런 맥주 시장의 성장세는 1970년대 대량학살과 장기간의 전쟁 참화에서 벗어나 경제살리기에 나선 캄보디아가 거둔,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년 전 “의류와 관광산업 의존도가 큰 캄보디아의 허약한 경제는 2005년 1월 세계 의류무역이 자유화되면 중국 의류업체와의 경쟁에 직면해 붕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IMF는 올 캄보디아의 경제성장률이 국내총생산 기준으로 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는 의류산업의 강한 성장세와 외국인 관광객 급증, 농업생산량 증가로 10.5% 성장했다.
의류업체들의 중국행 예측도 빗나갔다. 오히려 업체들은 캄보디아와 같은 빈국에게 주는 관세 인하 혜택을 누리고, 중국산에 부과하는 반덤핑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이 나라로 몰려들었다. 현재 캄보디아의 의류회사는 290곳으로 모두 32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2005년 이전의 220곳, 25만명에 비해 늘어난 수치다.
앙코르와트와 같은 세계적 명소를 보기 위한 외국인 관광객도 2000년엔 50만명을 밑돌았으나 지난해는 170만명으로 늘었다. 2005년 셰브론이 캄보디아 해저에서 발견한 유정은 오는 2010년쯤 이 정부에 현금다발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도 양극화는 장밋빛 전망의 걸림돌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이 나라 1300만명 인구의 상위 20%의 수입은 45%나 늘었다. 하위 20%는 단 8%만 늘었다. 극빈층도 20%에 이른다. 특히 상당수 농민들은 정부 지원도 거의 받지 못한 채 수출지향적인 작물생산 계획에 따라 농경지를 몰수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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