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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라오스의 물, 아세안의 배터리로

등록 2007-03-11 21:10

라오스 수도 비엔티엔 북쪽 90㎞ 떨어진 남늠댐의 모습. 댐이 건설돼, 아세안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공호수인 남늠호가 조성됐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엔 북쪽 90㎞ 떨어진 남늠댐의 모습. 댐이 건설돼, 아세안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공호수인 남늠호가 조성됐다.
“라오스는 장차 아세안의 배터리가 될 것이다.”

타이 북부 국경에 인접한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에서 만난 정순석 주 라오스 대사는 이렇게 말했다. 라오스가 보유한 수력발전 잠재력은 현재 아세안 국가들의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아세안 언론인교류프로그램으로 라오스를 방문한 지 사흘째인 3월1일 아침 비엔티엔 북쪽 90km에 위치한 남늠댐으로 향했다. 드물게 화물차들이 다니긴 했지만 2차선 도로는 한적했다. 30도를 웃도는 날씨에 야자나무와 드문드문 물소의 모습들로 이국적인 정취였으나 모습은 우리네 농촌 풍경과 다를 바 없었다.

남늠 댐을 가다=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피해가며 2시간이 채 안 돼 도착한 남늠댐은 아주 자그마했다. 청평댐(80MW)과 비교해도 초라해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의외로 발전용량은 그 2배 규모인 155MW(15만5천KW)였다. 게다가 남늠발전소 실무 책임자의 말로는 인공호수 남늠호는 동남아시아 최대규모였다. 발전소 자료에 따르면 그 면적은 370㎢ (약 1억1천2백만평)로, 거의 청평호(580만평)의 20배에 이른다. 청평호반에 리조트 시설이 있듯이, 라오스는 이 남늠호 인근에 카지노 골프장 등을 갖춘 단사반이라는 리조트를 만들었다.

남늠 발전소는 모두 3단계에 걸쳐 확장됐는데 일본의 지원으로 1968년부터 시작해 76년 1단계 완공을 거쳐 모두 3단계에 걸쳐 시설을 확장했다. 실무책임자는 남늠Ⅰ 인근에 남송, 남륵 댐이 추가 완공돼 연평균 전력생산이 1천25GWh에 이른다고 밝혔다.

메콩강
메콩강
자연이 준 선물=라오스는 한반도 전체면적의 1.1배에 달하지만 인구는 540만명으로 한국의 8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인 이 라오스에게 물은 이제 자연이 준 선물이다. 티벳 고원에서 발원해 4800km를 흘러 남지나해로 빠지는 메콩 수역의 78%에 해당하는 62만㎢가 라오스를 중심으로 한 하류 메콩분지에 펼쳐져 있다. 메콩강위원회(MRC)의 아콤 투날롬 부위원장은 “메콩강 관련 지역이 국토의 90%에 이른다”고 말했다. 메콩강과 그 지류가 라오스의 땅을 적시고 있는 것이다.

라오스는 여기에 모두 30여개의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06년 현재 라오스가 운영하고 있는 수력발전소는 모두 8개로, 총규모는 660MW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라오스 최대 프로젝트인 남튼II 수력발전소 하나만 해도 1070MW(100만KW) 규모다. 2009년 완공되면 라오스의 발전규모는 현재의 거의 2.5배로 커진다. 여기에 22개의 발전소가 추가된다. 아직 양해각서 체결단계이지만, 라오스의 성장은 수력 발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2006년 라오스에 대한 외국의 실제투자액 6.5억달러 가운데 수력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보면 남튼2, 남능2, 세카만3 등 발전소 투자가 5억달러로 77%를 차지하고 있다. 2006년 라오스는 7.3%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그 절반 가량이 수력발전·광산개발에 힘 입은 것이다.

최대 전력수출국·낮은 전기보급률= 라오스 수력발전의 목적은 전력 수출이다. 라오스 현지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2006년 라오스는 타이와 전력공급에 대한 7~8개의 프로젝트에 합의해 4천~ 5천MW(5백만KW)정도까지 전력을 공급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라오스 전력청은 베트남과도 2천MW 까지 전력을 공급하기로 약속하였으며, 중국, 캄보디아 등에도 전력 공급을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남늠Ⅰ에서 생산한 전력은 30%가 인근 타이 농카이 변전소로 가고 있다. 남늠Ⅴ까지 이어지는 추가 발전소 건설 및 계획도 중국·베트남으로의 전력 수출을 겨냥한 것이다. 그럼에도 라오스 자체의 전기보급률은 40%다. 남늠댐 발전소의 관계자는 2010년이면 70% 수준까지는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엔티엔/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라오스 진출에 다시 시동 건 한국

한국은 일찌감치 라오스 전력산업의 가능성을 알아봤다.

1993년 대우건설이 1억5천만 달러의 댐공사를 수주해 2000년 10월 후웨이호댐 프로젝트에 성공했다. 대우건설은 외국기업으로는 최초로 라오스 정부기관 최고의 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 후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동아건설이 이를 외국기업에 매각한 이래 본격적인 대기업의 진출은 주춤했다. 지난해 8월 SKEC-서부전력이 390MW 규모에 총투자규모 6.5억달러의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다시 본격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살아나고 있다. 한국기자들에게 퐁사와 부파 외무차관은 “95년까지만해도 한국이 라오스 직접투자에서 3위였으나, 지금은 9~10위권으로 밀려났다”며 광산과 수력발전 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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