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민연맹 지도자 아웅산 수치
독립기념일 3천명 특별사면서
명망있는 정치범 빠져 비난여론
명망있는 정치범 빠져 비난여론
미얀마 군사정권이 지난 3일 3000여명의 수감자들을 특별 사면해 석방하면서 정치범 20명도 포함시켰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번 정치범 사면은 독립기념일을 맞아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면에는 야당인 민주국민연맹 지도자 아웅산 수치 등 비중있는 정치인들과 장기수들이 제외돼 야당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미얀마 국영 매체는 이날 “교도소 내 행동이 모범적이고 도덕적으로 나아진” 모범수 2831명을 석방했다고 전했다.
야당인 민주국민연맹은 이번 특별 사면 대상자 가운데 정치범도 20명 포함됐다고 확인했다. 여기에는 자우 윈(47)과 툰 키(42) 등 두 명의 민주국민연맹 당원과, 학생운동 활동가인 아웅 나잉(36)이 포함됐다고 니안 윈 민주국민연맹 대변인이 밝혔다.
그러나 니안 대변인은 이날 군사정부의 특별사면 조처에 대해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나이 많고 병에 걸린 장기수들이 전혀 포함되지 않아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양곤 교도행정 당국의 한 관리는 “민주국민연맹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와 틴우 등 명망 있는 정치범들은 이번 특사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사정권의 감옥에는 언론인 우윈틴(76), 변호사 탄니에인 등 고령의 장기수들이 있으나 이들도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유엔과 인권단체들은 미얀마 군사정권이 적어도 1100명 이상의 정치범을 감옥에 가둬두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2004년 11월 이후 독립기념일 등 국경절을 맞아 특별사면을 실시해 지금까지 모두 2만3147명의 수감자를 석방했다고 밝혔다.
1988년 아웅산 수치와 민주국민연맹이 주도한 시위를 유혈 진압한 뒤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는 1990년 민주국민연맹이 총선에서 승리했음에도 권력 이양을 거부하고 야당과 민주운동 세력을 탄압해왔다. 1991년 아웅산 수치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뒤에도 군사정권은 그에 대한 투옥과 가택연금을 되풀이해왔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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