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아시아·태평양

중국 손 떠난 과다르항 운영권

등록 2006-12-17 17:33

중국-파키스탄 석유수송로 개발계획도
중국-파키스탄 석유수송로 개발계획도
파키스탄 통과 송유로 차질
미국과 치열한 인도양 다툼
중국이 새로운 석유 수송로를 뚫는 차원에서 공력을 들여온 파키스탄의 과다르항 운영권이 싱가포르의 업체로 넘어갔다. 인도양 제해권 확보를 둘러싼 미국-인도-중국의 치열한 경쟁이 낳은 결과이다.

파키스탄의 과다르항 항무집행국(GPIA)은 4일 내년 1월 정식 운영에 들어갈 과다르항의 운영권자로 파키스탄AKD증권공사와 연합한 싱가포르항무국제공사(PSAI)를 지명했다고 홍콩 〈아주시보〉 인터넷판이 파키스탄의 영문 일간 〈다운〉(Dawn)을 따 12일 보도했다.

파키스탄의 수도 카라치에서 서쪽으로 434㎞, 이란-파키스탄 국경에서 동쪽으로 72㎞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과다르항은 중동 산유국들의 주요 석유 수출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400㎞ 거리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수입하는 석유의 80% 이상을 아라비아해~인도양~말라카해협~남중국해의 통로로 들여오는 중국은, 적대세력이 말라카해협을 통제할 때, 에너지의 ‘숨통’이 조여질 것을 걱정해왔다.

이에 따라 중국은 석유 수송로 다변화 정책의 하나로 2001년 8월 파키스탄과 과다르항 개발·건설 투자협정을 맺었다. 중국은 2억달러의 유·무상 원조를 제공한 데 이어 항구 건설 관련 시공기술을 지원했다. 과다르항은 지난해 4월 원자바오 총리가 파키스탄을 방문했을 때 준공식을 했다. 중국은 9개의 정박시설과 석유저장시설 등이 포함된 과다르항의 2차 공정에도 투자할 방침이다.

중국이 오래 공을 들였음에도 과다르항 운영권이 중국 손에 떨어지지 않은 것은 미국과 인도의 견제 때문이라고 보도는 전했다. 2005년 미국 국방부의 ‘중국 군사력 보고’는 중국의 석유 수송로 다변화 전략을 별도의 한 장에서 상세히 정리했다. 인도의 매체들은 중국이 과다르항 개발을 명분으로 실제로는 “인도양 진출”을 노리고 있으며, “인도양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주장해왔다. 미국 국방차관을 지낸 대표적 매파 폴 월포위츠가 총재로 있는 세계은행이 과다르항 운영자 선정 발표 하루 전인 3일 펴낸 ‘파키스탄 교통 경쟁력 보고’에서, 과다르항은 반드시 “세계를 향해 개방된 항구가 돼야 한다”며 파키스탄 군부가 항구 운영에 대한 간섭을 줄이라고 경고한 것도 미국의 압력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과다르항 운영권이 일단 제3자라 할 수 있는 싱가포르 기업으로 넘어간 건 중국이 미국과 인도의 이런 견제를 무시할 수만은 없는 처지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다르항 개항을 계기로 전략적 가치가 급등한 파키스탄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인도의 인도양 물밑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미국서 또 항공기 추락…어린이 환자 태운 채 주택가로 떨어져 1.

미국서 또 항공기 추락…어린이 환자 태운 채 주택가로 떨어져

‘여객기 충돌’ 미군 헬기, 고위직 대피 비밀훈련 중이었다 2.

‘여객기 충돌’ 미군 헬기, 고위직 대피 비밀훈련 중이었다

50년 전에 인간이 갔던 달, 왜 다시 못 가나 3.

50년 전에 인간이 갔던 달, 왜 다시 못 가나

미 필라델피아 쇼핑몰 인근에 항공기 추락 4.

미 필라델피아 쇼핑몰 인근에 항공기 추락

백악관 “불법체류 한국인 체포”…사진‧실명도 공개 5.

백악관 “불법체류 한국인 체포”…사진‧실명도 공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