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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저항은 의무” 게임리뷰에 ‘미얀마 민주화 열망’ 가득한 까닭

등록 2022-08-29 14:16수정 2022-08-29 14:35

미얀마 군사정권, 억압정치 강화
시민군으로 군사정권과 싸우는 게임 등
민주세력 기부기능 게임·광고 앱 인기
지난달 30일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 미얀마 민족통합정부(NUG) 한국대표부, 미얀마 민주주의네트워크 등 회원들이 검은 옷을 입고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 백화점 앞에서 미얀마 민주인사 4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지난달 30일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 미얀마 민족통합정부(NUG) 한국대표부, 미얀마 민주주의네트워크 등 회원들이 검은 옷을 입고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 백화점 앞에서 미얀마 민주인사 4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불의가 법이 될 때 저항은 의무가 된다.” “독재는 반드시 실패한다.”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워 오브 히어로즈’(War of Heroes)의 리뷰란에는 비장한 말이 가득하다. 얼핏 평범한 게임처럼 보이는 이 앱을 제작한 주체는 미얀마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국민통합정부(NUG) 군사조직 시민방위군(PDF)이다. 게임 이용자는 시민방위군이 되어 군사정권과 싸울 수 있다. 이용자들이 앱을 사용하는 도중 보게 되는 광고 수익은 시민방위군 후원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미얀마 군사정권이 아웅산 수치(77) 국가고문에 대한 억압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이에 저항하는 미얀마 시민들은 앱을 통해 민주세력과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최근 수치 고문이 재단에 들어온 기부금을 유용했다는 부패 혐의를 씌워 6년형을 선고했다. 이 판결로 수치 고문의 형량은 총 17년으로 늘어났다. 추가로 적용된 혐의가 모두 유죄 판결을 받으면 형량은 최대 164년이 될 수도 있다. 미얀마 언론 <이라와디>는 “이 판결은 증언에만 의지할 뿐 증거가 없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의 수치 고문 지우지는 이어지고 있다. 그가 거주하던 국가 소유의 자택엔 미얀마 군부를 지지하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의 킨 이 부의장이 최근까지 생활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수치 고문이 15년 동안 가택연금 생활을 했던 양곤의 자택을 팔게 해달라는 수치 고문의 오빠 아웅산 우의 청원도 받아들여졌다. 이 자택은 수치 고문이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등과 만난 상징적인 곳이다. 군사정권은 지난달에는 민주화 활동가를 처형해 국제사회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탄압이 심해질 수록 시민들의 연대는 강해지고 있다. 올해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워 오브 히어로즈의 이용자 수는 안드로이드와 애플에서 각각 7만명, 3만명을 넘어섰다. 은퇴한 역사교사인 세인 린(72)은 지난달 <뉴욕 타임스>에 “민간인을 잔혹하게 살상하는 군인들을 내가 (실제로) 죽일 수는 없지만, 게임에서 하는 것도 충분히 만족스럽다”며 “죽을 때까지 게임을 하고 광고를 누르는 것이 혁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게임 개발자들이 지난달까지 수익 9만달러(약 1억200만원)를 기부했다고 전했다.

영국에 머무르고 있는 수치 고문의 아들 킴 아리스(49)는 25일 자신의 목공예 작품을 민주세력을 후원하는 광고 클릭 앱 ‘클릭 투 도네이트’에 기부했다. 100달러를 내면 작품 구매 추첨에 참여할 수 있고, 추첨에 참여한 이들이 낸 돈은 후원금이 된다. 이곳에도 하루에 10만6500달러가 모였다. 그의 기부를 주선한 민주화 운동가 판셀로(32)는 수치의 아들이 “미얀마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클릭 투 도네이트처럼 기부가 가능한 앱이 모여 있는 ‘피플클릭포스’(PCF)에도 시민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 총선에서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하자 반발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민주화 세력은 임시정부 격인 국민통합정부를 결성하고 군사정권에 맞서는 한편 국제사회의 지지 등을 요구해 왔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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