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막을 며칠 앞둔 16일 저녁 도쿄의 가부키초 거리의 모습. 코로나19 확산으로 4번째 긴급사태가 발효 중임에도 많은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오는 23일 도쿄 올림픽 개막을 닷새 앞두고 선수촌에서 선수 2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선수촌에서 출전 선수의 감염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도쿄를 중심으로 일본 내 확진자가 4천명에 육박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도 지속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18일 ‘선수촌에서 머무는 선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선수촌 투숙 선수 중 코로나 감염 첫 사례다. 앞서 16일 해외에서 입국한 올림픽 관계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며 선수촌 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이틀 만이다.
일본 당국과 올림픽조직위는 철저한 코로나19 방역을 다짐하고 있지만, 올림픽 개막(23일)을 며칠 앞두고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하며, 선수촌 내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직위는 개인 정보를 이유로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의 국적, 성별, 나이 등을 밝히지 않았다. 조직위 관계자는 “이들 3명이 모두 같은 나라 출신이고, 같은 종목에 참여하고 있다”며 “그들의 방에 격리돼 있고 식사도 배달된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선수촌은 출전 선수와 관계자 등 67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조직위는 이날 선수 2명을 포함해 올림픽 관계자 중 10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나머지 8명은 대회 관계자 5명, 언론 관계자 2명, 조직위 위탁 업무 직원 1명이다. 조직위원회가 밝힌 올림픽 관련 감염자는 모두 55명으로 늘었다.
또 우간다의 역도 선수 줄리어스 세키톨레코(20)가 지난 16일 오사카의 훈련 캠프를 이탈해 종적을 감춰, 일본 방역당국의 우려를 낳고 있다. 우간다 대표팀은 일본 입국 당시 2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숙소에 ‘우간다에서 사는 것이 힘들어 일본에서 일하고 싶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도쿄올림픽 반대 시위대가 17일 일본 도쿄에 있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 투숙 호텔로 진입하려 하자 일본 경찰이 이를 막아서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일본 <엔에이치>(NHK) 방송의 집계를 보면, 17일 오후 6시30분 기준 신규 확진자는 3886명으로, 도쿄 등 전국 10개 광역지역에 긴급사태가 발효 중이던 지난 5월27일(4134명) 이후 가장 많다. 신규 확진자가 3천명을 웃돈 것도 지난 14일 이후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도쿄도의 경우 이날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139명 늘어난 1410명이다. 전주 같은 요일 대비 신규 확진자가 연속 28일째 늘었으며, 지난 1월21일(1471명)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날이 됐다. 지난 12일부터 제4차 긴급사태가 발효된 도쿄 외에도, 가나가와(539명), 사이타마(318명), 지바(244명) 등 수도권 3개 현이 거주 인구 대비 신규 확진자수가 긴급사태 선포 수준을 넘어서면서 긴급사태에 준하는 강화된 방역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날까지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83만9109명, 총 사망자는 1만559명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도쿄/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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