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이 지난해 성탄절 미국행 비행기 폭파 미수사건은 자기가 계획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육성 테이프가 공개됐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24일 단독입수했다며 공개한 녹음 테이프의 주인공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목소리의 주인공이 실제 빈 라덴인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알자지라>는 테이프가 빈 라덴의 육성이라고 확인하면서, 테러 직후인 지난해 말 녹음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육성의 주인공은 “우리가 팔레스타인에 건재하는 한 미국은 평화로운 생활을 꿈꿀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이스라엘을 계속 지원하는 한 우리의 공격도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자지구에 있는 우리의 형제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미국이 안락한 생활을 누리는 것은 불공평하다”고도 했다. 테이프는 또 나이지리아인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의 성탄절 테러 기도가 지난해 9월 9.11동시테러 8주년에 맞춰 미국인들에게 보낸 자신의 메시지를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람권의 안보문제 전문가인 임티아즈 굴은 “한가지 분명한 것은, 오사마가 여전히 세계 전역에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이같은 메시지가 그들의 사명감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육성 테이프에 대해 미국에선 아직 공식반응이나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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