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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 미사일 시험발사…중동 군비경쟁 불댕기나

등록 2009-05-21 21:42수정 2009-05-22 00:46

이란의 신형 중거리 미사일 세질-2가 20일 발사되고 있다. 발사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란 파르스 통신 제공/AFP 연합
이란의 신형 중거리 미사일 세질-2가 20일 발사되고 있다. 발사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란 파르스 통신 제공/AFP 연합
이동 쉬운 고체연료 추진형…사정거리 최대 2500㎞
이스라엘 강경파 자극할 듯…백악관 “우려할 사안”
이란이 신형 중거리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스라엘의 강경파를 자극하고 주변국의 군비경쟁을 부추기는 등 중동 정세에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20일 “국방장관으로부터 세질-2 미사일이 시험발사돼 목표지점을 정확히 타격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신형 미사일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되돌아와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능력을 지녔으며, 고체연료 추진형이라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고체연료 로켓은 미리 연료를 주입해둘 수 있으며 이동과 은폐가 쉽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도 20일 하원 청문회에서 “이란의 시험발사가 성공한 것 같다. 사정거리가 2000~2500㎞쯤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란의 미사일 기술이 급속히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준 이번 시험발사는 당장 미국과 주변 중동 국가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0일 “이란의 핵무장은 중동과 다른 지역의 핵무장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니엘 아얄론 이스라엘 외교부 차관은 이날 “이란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이젠 유럽도 사정범위 안에 들어온 만큼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핵무기를 겨냥한 것이므로 선제공격을 해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이란은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내세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30년 앙숙이었던 미국과 이란 사이에 해빙 기류가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이 전격적으로 시험발사를 강행한 의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대내적으로는 다음달 12일로 다가온 이란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안보 신뢰감을 내세워 경제 실정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을 다독이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사일이 발사된 20일은 이란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날이다.

이란 군사력 현황
이란 군사력 현황
대외적으론 지난 18일 미국-이스라엘 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핵문제를 집중거론하고 오바마 대통령도 이란을 향해 올해 연말까지 핵프로그램을 동결하도록 시한을 제시한 데 대한 반발 성격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8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국민들에게 “6월 대선에서 친서방 후보들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마디네자드의 재선 행보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시아파 국가 이란의 행보에 경계감을 표시해온 친미 아랍국가들의 핵개발 움직임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 등은 이미 핵발전소 건설 방침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아랍에미리트와 미국 기업들간의 민간 원자력협력협정을 승인했다. 이 협정이 중동 국가의 핵개발에 대한 ‘이중 잣대’이며, 아랍권 핵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보다는 이란 핵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이스라엘 강경파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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