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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코로나가 뒤흔든 영화권력…‘온라인 직개봉’ 본격화하나

등록 2020-04-29 18:56수정 2020-04-30 02:02

극장 문닫아 온라인 개봉 신작애니 ‘트롤’
3주만에 1억달러 매출 성공 조짐 보이자
유니버설 “극장 열어도 온라인 동시 개봉”
AMC “유니버설 영화 상영안해” 강력 반발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영업이 중단된 가운데, 세 여성이 지난 27일 미국 조지아주 스머나에 위치한 에이엠시(AMC) 극장 계단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스머나/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영업이 중단된 가운데, 세 여성이 지난 27일 미국 조지아주 스머나에 위치한 에이엠시(AMC) 극장 계단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스머나/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영화산업 일대에 대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극장 영업 중단으로 영화를 걸 곳이 사라지자, 영화 제작사들이 극장업계의 눈치를 보느라 머뭇거려왔던 ‘온라인 직개봉’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미국 최대 규모 극장 체인인 에이엠시(AMC)는 28일 앞으로 유니버설픽처스의 영화를 극장에 걸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 탓에 극장 대신 온라인으로 직행한 신작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투어>(이하 트롤)가 대박을 치자, 유니버설 쪽에서 극장이 다시 문을 연 뒤에도 ‘극장-온라인 동시 개봉’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조처다.

애덤 에런 에이엠시엔터테인먼트홀딩스 최고경영자는 이날 도나 랭글리 유니버설픽처스 회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극장이 문을 닫고, 유니버설도 선택지가 없었기에 (영화 <트롤>의) 프리미엄주문형비디오(PVOD) 공개를 예외적으로 받아들이고 응원했는데, 유니버설 쪽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며 “에이엠시는 앞으로 전세계 1000개의 영화관 어디에서도 유니버설의 영화를 상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런의 분노 어린 서한은 이날 유니버설픽처스의 모기업인 엔비시(NBC)유니버설의 제프 셸 최고경영자가 “코로나19로 문 닫은 영화관들이 문을 열면 영화들을 두가지 포맷(극장·온라인)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대응이다. 셸은 이날 <트롤>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출시된 지 3주 만에 1억달러(약 1219억원)의 매출을 올린 뒤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 “트롤의 성공은 우리의 기대를 뛰어넘어 프리미엄 브이오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이렇게 말했다.

에런의 서한은 유니버설픽처스의 영화배급 모델 실험에 대해 대형 극장 체인이 전면전을 예고하고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의 등장 이후, 관람객 감소를 우려하는 극장업계와 더 많은 수익 창출 통로를 원하는 영화 제작사 사이에 갈등이 몇년째 지속돼왔다.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가 이 문제를 첨예한 쟁점으로 부상시킨 것이다. 전미극장주협회(NATO) 쪽은 “(<트롤>의 성공을) 할리우드의 ‘뉴 노멀’(새로운 정상) 신호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를 주관하는 아카데미영화예술협회는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으로 선보인 작품들의 영화제 출품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내년 2월28일로 예정된 제93회 아카데미 영화제에 한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내 상업영화관에서 최소 7일간 상영’한 작품들만을 심사 대상으로 한다는 규정을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협회 쪽은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예외적 상황에 따른 것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영화 상영 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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