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럴드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의 구실은 과연 무엇이었나?
섀튼 교수는 그동안 황우석 교수팀의 2005년도 <사이언스> 논문에서 데이터 분석과 논문 감수 등 보조적인 일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실제 그는 이 논문에서 보조적 구실을 한 의미의 교신저자로 등재됐다. 황 교수도 ‘자문역’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성일 이사장은 16일 이런 황 교수의 견해를 완전히 뒤엎었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를 만나서 얘기를 들은 결과, 섀튼 교수가 (2005년도) 논문 대부분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황 교수는 데이터와 실험 방법론 등을 섀튼에게 보내줬을 뿐”이라며 “섀튼 교수도 정직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논문에 대해 “황 교수와 섀튼 교수의 공모”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논문 작성 과정에서 섀튼 교수의 구실은 매우 커진다. 특히 논문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면 그도 엄중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섀튼 교수는 지금껏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논문 조작 파문 이후 ‘신속한 발빼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섀튼 교수는 13일 2005년 논문의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며 직접 사이언스 쪽에 저자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과학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교신 저자’의 명예만 즐기다 상황이 변하니 급하게 발을 빼고 있다”는 시각이 적잖다. 설대우 피츠버그대 의대 교수는 “만일 섀튼 교수가 (조작 문제에) 조금이라도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 그는 현재 받고 있는 10개 이상의 연구비를 모두 반납하고 학계 어디서도 발을 못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곤 기자, 연합뉴스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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